동물대체시험법 정착 민관협력 공감대‥또 다른 규제되지 말아야
‘동물 대신 신기술로 시험하는 시대’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국회토론회 열려
동물대체시험법 개발·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에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 실험동물 희생은 줄이면서 사람에서의 결과를 보다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반면 동물대체시험법이 비임상시험 제도에 새로운 규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복지국회포럼과 남인순·이주환 의원,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한국지부는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동물 대신 신기술로 시험하는 시대’ 민관 합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동물대체시험법은 기존의 동물실험 대신 사람 유사체 모델, 장기칩(Organ-on-a-chip), 오가노이드(Organoid)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한다.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사람에서의 효과나 안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HSI 서보라미 정책국장이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마련 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서보라미 정책국장 “우리나라도 동물대체시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기술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관련 법의 미비로 민·관 협동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해당 산업을 육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민·관 협동 사례를 소개한 로나 이와트 박사는 “2차원적인 세포 배양이나 동물실험보다 더 예측력이 높은 인간 관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들은 규제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함과 동시에 연구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트 박사는 동물대체시험법의 일종인 장기칩(Organ-on-a-chip) 분야 선두주자 에뮬레이트(Emulate)社의 최고과학책임자다.
이날 토론은 임경민 이화여대 교수를 좌장으로 농식품부·보건복지부·식약처·산자부·과기부·환경부 등 관련 부처 실무자들이 참여했다. 조영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김배환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 회장도 자리했다.
이날 관계부처들은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했다. 특히 환경부(화학물질), 식약처(의약품·화장품), 농진청(농약) 등의 관련 부서가 공동으로 주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시험법을 마련하고 시험기관을 지정하는 등 동물대체시험법을 분야별로 정착하는데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규제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동물대체시험법에 기존의 동물실험보다 더 많은 시간·비용이 들어가거나, 또 다른 규제가 되지 않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동물실험 없이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한 미국에서도 동물대체시험법 채택이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다.
남인순, 한정애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동물대체시험법 개발·보급에 관한 법안은 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동물대체시험법 연구개발 등 지원,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 설립 근거 등을 담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이제 국회가 일해야 할 시간”이라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