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신 오가노이드·생체조직 칩’ 政, 다부처 연구개발 나선다
첨단바이오의약품(면역항암제)에 3D 인체모사 융합 플랫폼 비임상평가모델 개발
정부가 동물대체시험법을 첨단바이오의약품 비임상평가에 적용하기 위한 다부처 기획연구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함께 지원하는 이번 연구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3D 인체모사 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면역항암제에 적합한 유효성 비임상평가 모델과 평가법을 개발한다.
유효성 확인에 적합한 평가법이 없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중 면역항암제를 대상으로 실험동물 대신 오가노이드(미니장기), 혈관·림프·면역계를 재현한 생체조직칩 등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체유래 세포나 유전자를 직접 투여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 특성상, 면역기전이 다른 실험동물보단 인체모사 플랫폼을 활용하는 편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면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 플랫폼을 개발하고 규제기관에 적용하면, 고형암 및 암종 맞춤형 면역 항암제 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사람에서 유래한 세포를 입체적으로 배양·증식해 장기의 주요 세포 유형과 구조, 기능을 모사하는 기술이다.
생체조직 칩은 조직이나 장기의 세포 간 상호작용, 미세환경을 체외에서 재현하는 기술이다. 가령 폐세포와 혈관세포로 폐조직을 모사한 칩을 만들고 가스교환이나 면역반응 등의 기능을 제현하면, 실험동물의 호흡기에 실험하지 않고도 사람에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과기부 주관 다부처 공동기획사업추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다부처공동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2024년 신규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김영학 재생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사업은 첨단재생의료 분야 비임상시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간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에 힘써온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한국HSI)도 환영 입장을 전했다.
한국HSI 서보라미 정책국장은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있어 기존 동물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의 생체 특성을 반영하는 첨단 기술을 이용한 연구개발 사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보라미 국장은 “새로운 시험법 도입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충분한 검증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5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며 “2028년 이후에도 후속 과제를 통해 실제 규제와 업계 활용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