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상용화된 국유특허 실시료의 20%가 검역본부에서 나온다
2023년도 우수 연구성과 발표회 개최..민간 연구 인프라 개방 확대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박봉균)가 15일 롯데시티호텔 대전에서 2023년도 우수 연구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열린 이날 발표회에서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소결핵, 광견병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검역본부 자체연구성과를 소개했다.
새 BL3·ABL3 연구시설 8월부터 민간 개방
국유특허 실시료 20.8%가 검본 연구
검역본부가 수행하는 연구사업 규모는 점차 늘고 있다. 2021년 340억원 규모에서 올해 386억원으로 13%가량 증액됐다.
검역본부 연구사업을 소개한 이황 수의연구관은 민간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 연구관은 “민간 R&D 활성화를 위해 특수연구시설을 민간에 개방하고, 수의유전자원의 민간 분양 폭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운영을 시작한 김천 본원 생물안전연구동 BL3, ABL3 연구시설 일부를 8월부터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대학·기업 등에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제역·고병원성 AI·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다양한 고위험 병원체에 대한 연구수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역본부 연구성과가 상용화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지목했다.
2022년 기준 검역본부의 국유특허 보유건수는 482건으로 전체 국유특허의 5.8% 수준이다. 반면 국유특허 기술이 기업에 이전되어, 실제 제품으로 생산돼 매출이 발생하면 해당 기업이 납부하는 ‘실시료’의 경우 최근 5년간 16억원으로 전체 국유특허 실시료의 20.8%를 차지한다.
검본 연구진이 가축전염병 방역에 필요한 각종 백신이나 진단법을 개발하면 국내 동물용의약품·의료기기 제조사로 이전해 제품화하는 방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Y280 H9N2형 AI 백신이 대표 사례
이날 소개된 우수 연구성과 중 하나인 H9N2형 저병원성 AI 신형 백신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초 1996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가금농장에서 순환한 H9N2형 AI 바이러스는 Y439계열이었지만, 2020년부터는 새로운 Y280계열이 유행하고 있다.
기존의 Y439계열 백신이 Y280계열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면서, 가금농장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검역본부는 2021년 국내 발생한 화순주를 기반으로 백신주를 개발, 6개 동물용의약품 업체에 기술이전했다. 통상 2년 이상 소요되는 백신 허가기간도 18개월로 최대한 단축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5개 업체에서 13개 품목의 Y280 백신 및 혼합백신의 품목허가에 나섰다. 이중 1개 품목(중앙백신연구소 포울샷 플루 Y280)은 이미 허가 받아 유통을 시작했다.
김성희 수의연구관은 “현재 470만수분이 판매돼 현장에 적용됐다”며 “Y280 백신은 기존 Y439계열 바이러스에도 교차방어능을 나타내는 만큼, 국내 H9N2형 AI 백신은 모두 Y280 백신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장관상
이날 발표회에는 박봉균 본부장과 김철호 한국동물위생학회장과 김재홍 한국동물약품협회 상임고문, 정주영 충남대 수의대 학장 등이 자리했다.
‘세계 최초 면역증강용 구제역 백신 플랫폼 기술 개발’로 2022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이민자 수의연구사에게는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유공 과기부장관상이 수여됐다.
김재홍 상임고문은 “구제역, 고병원성 AI,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현장에도 나가야 하고, 연구성과는 성과대로 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며 “방역상황 속에서도 우수 연구사례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