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직 5급 승진, 행정직보다 10년 더 걸려..수당 월 90만원으로 인상해야
이용식 경남도의원, 수의직 처우·동물위생시험소 업무 환경 개선 촉구
이용식 국민의힘 경남도의원(경남 양산1)이 14일 열린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수의직 공무원 처우개선과 경남동물위생시험소 동부지소 업무환경 개선을 제안했다.
이용식 의원은 “수의직 공무원 부족현상 해결을 위한 처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관련 방안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남도는 수의직의 의료업무수당을 의사 수준인 월 90만원까지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원 미흡으로 늘어난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민간 협력체계도 확대한다.
수의직 7급, 5급 승진하는데 25년 소요
행정직보다 10년 더 걸린다
경상남도는 지난해 수의직 42명 채용을 공고했지만 충원은 8명에 그쳤다. 올해도 31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응시자는 3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수의직 충원 부족은 경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남도청이 파악한 전국 가축방역관 채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축방역관 충원 인원은 79명으로 모집인원(381명)의 20% 수준에 그쳤다.
이용식 의원은 “수의직 평균 근속연수는 12.8년밖에 안 되고, 최근 3년간 면직자는 24명에 달한다”면서 “수의직 처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의직 공무원은 7급으로 뽑긴 하지만 승진이 어렵다. 경남도청 수의직 공무원의 5급 승진소요기간은 25년 10월로, 전 직렬 중 가장 길다.
이는 전체 7급 공채의 평균 소요기간(20년 3월)보다 5년 이상 길다. 행정직 7급공채의 5급 승진 소요연수(15년 4월)와는 10년의 격차가 벌어진다. 최근 2년간 수의직 5급으로 승진한 사람은 평균 만53세였다.
민간 수의사에 비해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여건도 공직수의사 이탈을 부추긴다. 공중방역수의사로 3년 복무하다 수의직 7급으로 임용되면 월급이 오히려 깎이는 현상까지 벌어진다(본지 2023년 7월 31일자 공중방역수의사 평균 월소득 358만원..수의직 공무원 되면 월급 깎인다 참고).
수의직 의료업무수당 월 90만원으로 인상해야
박완수 지사 ‘보수 체계 바뀌어야’
정연상 경남도청 농정국장은 “이렇게 적은 임금으로 와도 금세 면직하고 나간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수당 인상 등 보수 상향 방안과 승진 기회 제공 확대,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광역지자체 소속 수의직 공무원의 특수업무수당은 월 25만원으로, 50만원까지 가능한 기초지자체에 비해서도 낮다. 경남도내 시군은 이미 창원·통영·고성·합천을 제외하면 수당을 월 50만원까지로 상향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청은 수의직 및 수의연구직렬의 의료업무수당을 현행 월 25만원에서 월 90만원으로 상향하고, 가축방역업무를 수행하는 일반직 공무원에게도 월 20~50만원의 특수직무수당을 줄 수 있도록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연상 국장은 “지난 4월에도 행정안전부에 수당 규정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며 “타 도와 연계하여 수당 현실화를 계속 건의할 계획이다. 퇴직공무원을 활용하는 등 과중한 업무도 해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수의직 문제는 공무원 보수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획일적으로 보수를 줄 것이 아니고, 책임성과 난이도에 따라 같은 직급이라도 보수 체계가 달라야 한다. 우수한 공무원이 많이 지원해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내년 민간 수의사 활용 18명까지로 확대
열악한 시험소 동부지소는 이전
당장 수의직 충원 미흡으로 늘어난 업무부담은 민간 수의사 활용으로 대응한다. 소결핵 검진이나 도축장 검사업무를 민간 수의사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경남은 올해 민간 가축방역전담관·도축검사관을 시범 도입했다. 시장·군수가 임명하는 민간 가축방역전담관은 올해 5개 시군에서 7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사천 지역 젖소 결핵 검진사업을 지역 공수의에게 시범 이양했는데, 숨어 있던 양성농가 4개소를 색출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는 5개소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진주시 소재 도계장에 시범 적용한 민간 도축검사관도 내년 5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경남도는 이 같은 민간 활용방안이 간접적으로 수의직을 충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업무 부담으로 인한 기존 수의직의 면직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비좁고 열악한 동물위생시험소 동부지소의 업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용식 의원은 “동물위생시험소 직원의 업무환경 개선과 수의직 공무원 부족 해결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