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국감] 초유의 전북대 수의대 전과 추진, 내정자 염두 의혹

정경희 의원, 국감에서 전북대 총장에게 직접 질의...지원자 3명 서류 제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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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발생한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전과 논란’에 대해 “내정자를 염두에 두고 이례적으로 무리한 전과를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17일 열린 호남권 대학·병원 대상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북대 양오봉 총장에게 관련 내용을 직접 질의했다.

전과 공고 직전 운영지침 개정

과도하게 높은 영어공인점수 요구..특정 학생 내정한 뒤 전과 추진 의혹

정경희 의원은 우선 “전북대 수의대에 결원 4명이 생겼는데, 보통 이런 경우 편입학을 실시한다. 전국 모든 수의대가 전학·전과로 학생을 뽑지 않는다. 수의대뿐 아니라 의학계열에서 전부 그렇게 한다. 그런데, 전북대가 본교 학생으로만 한정해 수의대의 결원을 채우도록 전과 공고를 낸 것은 지나가는 삼척동자가 봐도 너무나 이례적이고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오봉 총장은 “유례는 없지만 관련 규정과 학칙에 근거해서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아무도 선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전북대 수의학과 전과 모집에는 3명이 지원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전과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정경희 의원실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전북대는 전과 공고를 하기 직전인 2022년 11월 9일에 수의학과 전과를 허용하기 위해 <전학·전과 운영 지침>을 개정했다. 특히, 수의대 전과 공고에 공인영어성적 커트라인으로 눈에 띄게 높은 점수(뉴텝스 370점 이상, 토익 900점 이상, 토플 104점 이상)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북대 약학대학 편입학 토익 커트라인(750점)과 비교하면 지원 자격 기준일 뿐인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가 설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양 총장은 “잘 몰랐다”고 답했다.

정경희 의원은 이어 “직접 확인한 2022년 12월~1월 토익 시험 일정을 보면, 정기시험, 특별시험 할 것 없이 애초에 전북대가 공지한 원서접수 마감일까지 학생들이 새로 시험을 쳐서 영어점수를 확보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모집 공지는 2022년 12월 14일에 나왔고, 원서접수 마감일은 2023년 1월 12일었다. 준비 기간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전북대가 이례적으로 수의대에 전과를 허용하면서 ‘이미 높은 영어점수를 확보한 어떤 특정 학생’을 염두에 두고 전과 규정을 수정하고 모집 공고를 내놓은, 말하자면 판을 다 짜 놓은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전과생 선발을 안 했다고 그냥 덮고 지나갈 일은 아니”라며 “전북대 수의대 전과 응시자 3명의 전학·전과 지원서, 지원학부 사전 상담보고서, 공인영어성적 증명서 사본, 필답고사 성적 사본을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전북대 수의대의 전과생 모집 소식이 알려지자, 수의대 학생회를 중심으로 큰 반발이 발생했다. “정정당당히 입학한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을 기만하는 것”, “후배와 제자들의 자긍심을 폄하하고 명예 대신 오명을 씌우는 것” 등 이례적인 전과 제도의 불공정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으며 수의사·수의대생 대상 여론조사도 진행됐다.

전북대 수의대 전과 추진 논란은 ‘0명 선발’로 일단락됐지만, 이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북대 고위 관계자 중 누군가 내정자를 두고 형식적인 절차만 거쳐 수의대에 자기 사람을 꽂아 넣으려던 것이 불발에 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2023국감] 초유의 전북대 수의대 전과 추진, 내정자 염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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