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국장·검역본부장 모두 방역전문가 아니다’ 농식품부장관 후보자에 던진 질문
송미령 농식품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개식용 금지에 동의하면서도 과도한 보상 의무에 우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후보자가 개식용 금지에 동의한다면서도, 정부의 보상을 의무화하는 법안과 육견협회 측의 보상 요구 수준에 대해서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송미령 후보자는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개식용 관련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밝혔다.
현재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 농림축산검역본부장 등 가축방역·검역 관련 부서장이 전문가가 아닌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질의도 나왔다.
방역국장·검역본부장 모두 전문가 아닌 행시 출신 문제 지적
송미령 후보자는 확답 피해
4일 지명된 송미령 후보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6년간 농촌정책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이어온 연구자다. 농식품부 최초의 여성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송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최초의 여성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소명의식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청문회 질의는 주로 쌀값 문제와 농가 소득안정, 농촌 소멸문제 대응 등에 초점을 맞췄다. 수의축산 관련 분야에서는 개식용 금지 문제와 농식품부 방역부서장 인사, 겨울철 오리사육제한, 살처분 처리비용 예산 지원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농해수위 소병훈 위원장은 수의계에서 들어온 질문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정부에서 동물방역 관련 고위직인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 농림축산검역본부장, 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장 등이 모두 방역 전문가가 아닌 행정고시 출신이라 소 럼피스킨병 등 동물감염병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들 고위직 중 적어도 1명은 방역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감염병에 조예가 있는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방역국장·검역본부장 모두 수의사였지만 2021년부터 비(非)수의사 방역국장이 임명됐고, 올해 교체된 검역본부장도 비수의사 인사다.
이에 대해 송미령 후보자는 “그렇게 고려하겠다”면서도 사람에 대한 파악은 정확히 되어 있지 않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을 언급하면서는 “수의 인력이 처우 문제 등으로 부족하다”면서 “보완되도록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개식용 금지에 동의..과도한 보상 의무화 우려
최근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개식용종식특별법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개식용금지법에 동의하느냐는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송 후보자도 ‘물론이다’로 답했다.
다만 개식용 종식 계획을 심의하는 기구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안병길 의원은 육견단체가 참여하는 개식용종식위원회 대신 기존에 농식품부가 구성한 동물복지위원회가 심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자도 “동물복지위원회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해 보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론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개식용 종식은 불법을 단속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해당사자 간의 이해조정이 필요하며 개사육농장 등 관련 단체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개식용종식위원회를 존치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식용종식특별법이 정부가 농장주, 유통업계 등을 반드시 지원하도록 규정한 것에 대해 송 후보자는 “합리적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되, 보상의 (법적) 의무화는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견협회가 마리당 200만원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좀 과도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전국 1,100여 농장에서 52만마리의 개가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만원씩 보상한다면 1조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된다.
겨울철 오리사육제한, 살처분 가축 처리비 예산 문제 지적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정책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겨울철 오리사육제한 문제를 지목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도입된 방역조치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오리 산업에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승남 의원은 “오리 수출량은 50%로 줄고, 중국산 수입은 매년 10%씩 늘어난다. 우리나라 오리산업은 죽이고 중국산 수입만 늘어나는 꼴”이라며 “사육제한을 완화하든지, 사육제한 보상을 시설자금으로 전환시키는 등 획기적 정책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미령 후보자는 “방역친화형 시설개선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살처분에 들어가는 처리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김제·부안에 올 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이 집중되면서 예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원택 의원은 “살처분보상금은 국비·도비로 지원하지만 살처분된 가축을 처리하는 비용은 온전히 지자체 몫”이라며 “김제시의 예비비가 재해 대응까지 포함해 연 200억원인데 이미 (AI로 인한) 처리비용으로 88억원이 들어갔다. 감당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송미령 후보자는 “지자체의 책임성 문제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깊이 챙겨보지 못했다. 조금 더 살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