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 일반시민 대상 운영 조례 통과..대수 ‘법적 대응’
내장형 등록·광견병 접종은 유료 제공으로 변경..엑스레이·혈액검사는 반대 불구 원안 유지
김포시가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이하 공공진료센터)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까지 운영하도록 하는 ‘김포시 반려문화 조성 지원 조례안’이 14일 김포시의회를 통과했다.
당초 일반시민에게까지 무료로 제공하려던 내장형 동물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은 비용을 책정하도록 일부 수정됐다. 하지만 김포시수의사회가 중점적으로 반대했던 일반 시민 대상 엑스레이·혈액검사 제공은 그대로 포함됐다.
대한수의사회는 13일 김포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모든 주민에게 제한 없는 진료비 감면 제공 계획을 철회하고 수혜대상을 사회취약계층으로 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일반 시민 대상으로 운영을 강행할 경우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일반 시민 반려동물 접종·등록, 무료는 아니게 됐지만..
김포시수의사회가 반대한 엑스레이·혈액검사는 그대로 유지
市 ‘비용 책정에 수의사회 의견 반영하겠다’
김포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운양역 환승센터에 공공진료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지자체가 직접 동물병원을 여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사회취약계층이나 유기동물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시민이 기르는 반려동물까지 진료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날 김포시의회를 통과한 ‘김포시 반려문화 조성 지원 조례안’에 따르면 기초검진·진찰, 내장형 동물등록, 광견병 예방접종, 엑스레이 및 전혈구 검사는 전(全) 시민에게 제공한다.
원안은 기초상담·검진, 내장형 등록, 광견병 예방접종을 일반시민에게까지 무료로 제공하도록 했다. 이중 내장형 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은 별도로 정한 비용을 받도록 수정가결됐다.
김포시의회는 “(원안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등이 가능함에 따라 수의사의 사적 영업이익을 제한할 우려가 있으므로 진료비 조항을 일부 수정해 민간 의료범위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수정가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로 지적된 엑스레이 및 혈액검사(전혈구 검사) 항목은 그대로 유지됐다. 김포시수의사회가 거듭 제외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포시 관계자는 “수의사회 의견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공공진료센터의 설립 목적을 고려하면 단순 진찰만으로는 어렵다. 해당 항목(엑스레이·혈액검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공진료센터가 실제 환자의 치료는 실시하지 않는만큼 기초적인 검진까지 담당하고, 일선 동물병원이 더 심도 있는 진료를 맡는 형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진료센터는 기초적인 진료 외에 반려인과 비반려인,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인식개선 활동을 주로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조례 심의과정에서 일반시민에게 비용을 받는 경우 농식품부 공시자료에 따른 ‘최저가’로 책정하겠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진료비를 정할 때 수의사회가 참여하는 위원회나 협의체를 통해 충분히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해명했다.
대수 ‘모든 주민에게 제한 없는 진료비 감면 철회하라’
대한수의사회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조례 통과 하루 전인 13일 김포시청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서다.
대수는 “법률자문 결과 공공진료센터가 수의사법상 금지된 유인행위 및 불공정거래에 해당될 수 있어 설립 이후에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면서 직접 설립보다는 일선 동물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바우처를 제공하는 형태가 더 적합하다고 적시했다.
설립을 강행할 경우에도 모든 주민에게 제한 없는 진료비 감면 제공 계획을 철회하고, 수혜대상을 타 지자체와 유사하게 사회취약계층으로 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수는 “현 조례안과 같이 동물병원이 개설된다면 우리회는 법적조치 등의 대응방안을 강구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의사법상 유인행위로 판단될 경우 해당 수의사는 최대 3개월의 면허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대수가 지적한 위법소지에 대해 별도의 검토를 거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