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국시위원회 통폐합 법안 또 냈지만..국회 검토보고서도 여전히 부정적

국시위원회·가방심 목적과 기능 달라..의료인 시험, 美·日 수의사 시험 모두 독립기구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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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의사국가시험위원회(국시위원회)와 중앙가축방역심의회를 ‘중앙가축방역수의심의회’로 통폐합하려는 법안을 다시 발의했지만, 국회 소관 전문위원실의 검토 결과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국가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별도로 위원회를 운영하는 편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여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정비를 위한 23개 법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정부가 국시위원회와 가축방역심의회의 통합을 추진한 것은 2022년부터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를 효율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입법예고 당시부터 수의계의 반발이 거셌다. 수의사법에 따라 수의사국가시험의 출제위원 선정, 문제 출제 등을 담당하는 국시위원회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주요 가축전염병의 방역정책을 심의·조정하는 가축방역심의회의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 ‘중앙가축방역수의심의회’ 형태로 통합하되, 산하 분과위원회로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었지만 ‘어차피 별도로 운영할 거면 뭐 하러 합치냐’는 빈축만 샀다.

국시위원회 폐지를 반대하는 연서명에 2천명이 넘는 수의사와 수의대생이 참여했고, 정부의 입법예고에도 반대의견이 다수 접수됐다. 2022년 9월 7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던 입법예고에 528건의 의견이 접수됐는데 이중 526건(99.6%)이 반대의견이었다.

결국 농식품부가 지난 국회에서 냈던 관련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은 농해수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하지만 올해 새 국회가 출범하면서 농식품부는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또 발의했다.

이에 대한 전문위원실의 검토 결과는 지난 국회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이다. 두 위원회 간 기능상 유사점이 적고, 오히려 통합하면 수의사 국가시험 시행의 공정성 및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위원실은 “정부의 위원회 정비 방향은 타 위원회와 유사·중복 위원회의 경우 위원회 간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중앙가축방역심의회는 가축방역과 검역에 대한 사항을 심의하는 위원회이고, 국시위원회는 수의사 시험의 운영 관련 사항을 심의한다는 점에서 목적과 기능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 전문직 시험 관리 사례에서도 독립적인 기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의사, 약사 등 의료인에 대한 시험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자체 정관에 따라 ‘보건의료인국가시험위원회’를 구성해 시험 관련 사업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도 미국수의사회(AVMA)가, 일본도 수의사법에 따른 수의사심의회를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지목했다.

전문위원실은 “중앙가축방역심의회의 구성에 수의사가 포함되기는 하나, 축산단체 등 수의사 국가시험위원회의 업무수행과는 무관한 위원이 포함될 수 있다”면서 “국가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행과 같은 별도의 위원회 운영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수의사국시위원회 통폐합 법안 또 냈지만..국회 검토보고서도 여전히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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