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 방어 허점은 백신 유예에 있다..전두수 백신 언제까지?
럼피스킨 발생축 90% 이상이 송아지거나 가임연령 암소..연말까지 중장기 대책 마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생한 소 럼피스킨병의 재발 원인으로 백신 허점이 지목됐다.
백신 자체는 괜찮은데 접종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지난해 긴급백신과 올해 4월 고위험군 일제접종에서 임신 말기 어미소, 4개월령 이하 송아지는 예외로 분류했는데 이들이 감염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럼피스킨 백신을 계속해야 할 지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연말까지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민관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럼피스킨 양성축 10마리 중 9마리는 송아지이거나 가임연령 암소
백신 예외가 주요 허점
11월 6일(수)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축방역 선진화 국회세미나에서 발제에 나선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위험도 분석에 기반한 백신적용으로 지난해에 비해 발생건수는 줄었다(10월 29일 기준 107건→17건)”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현장에서 일부 문제가 있어 발생건수를 더 줄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소 396만두 중 298만두가 럼피스킨 백신 추가접종을 받았다. 4월에는 위험도 분석을 거쳐 선별한 고위험지역 40개 시군의 122만두를 접종한데 이어 7월 접경지역인 인제·화천(2만두), 8~9월 럼피스킨 발생·인접 지역(26만두), 9~10월 기발생지역 인근(148만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송아지나 어미소 일부를 예외로 두거나, 부작용을 우려한 일부 농가가 접종을 기피했다. 그렇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개체에서 주로 발생했다.
방역당국이 올해 1~14차 발생농장의 럼피스킨 양성축 118두를 조사한 결과 63두(53%)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양성축의 대부분이 10개월령 이하의 송아지(36%)나 가임연령의 암소(57%)에 해당했다.
김정주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은 “(백신 유예개체도) 송아지가 5개월령이 되면 접종하고, 임신 말기였던 어미소도 출산한 후에 접종해야 하는데, (이들이) 적기에 백신을 받지 못한 부분이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다만 백신 자체의 방어효과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발생농장에서도 항원 양성으로 선별적 살처분된 개체의 비율은 낮다는 것이다.
검역본부가 지난달 열린 대한수의학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차 발생농장에서 항원 양성을 보인 개체의 비율은 평균 11%에 그쳤다. 나머지 동거축들은 럼피스킨 바이러스에 노출됐는데도 방어한 셈이다. 이들이 살처분 4주후에 진행되는 추가검사에서 양성으로 전환된 사례도 없었다.
럼피스킨 전두수 일제백신 언제까지 해야 하나
김정주 과장은 “연말까지 (럼피스킨) 중장기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럼피스킨 백신정책의 전망을 거론했다.
2010-2011년 겨울 전국적 발생으로 도입된 구제역 백신은 14년째 전두수 백신접종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럼피스킨까지 상시백신으로 추가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다.
럼피스킨이 제1종 가축전염병이긴 하지만 병원성이 낮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김 과장은 “작년과 올해 모두 럼피스킨 발생축이 폐사한 사례는 없다. (감염되어도) 3~4주가 지나면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내년까지 일제접종을 통해 국내 항체수준을 높여 내후년부터는 백신 범위를 줄이고, 농장 발생 시 일부지역을 접종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정부안을 마련해 민관학 소 방역대책위원회를 통해 협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