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주요 진료비 공시제 2년차 조사 결과가 12월 26일(목)자로 발표됐다. 수의사 2인 이상 동물병원 1,008개소만 대상으로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동물병원 4,159개소로 확대됐다.
동물병원 진료비용 현황조사 및 공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체중, 상황 구분 구체화..조사 부정확성 줄여
올해 공시제 조사는 지난해 조사에서 부정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됐던 여러 문제들을 개편했다.
초·재진료나 엑스선촬영은 일선에서 환자 체중별로 단가가 구분된 경우가 많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는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이를 병원마다 최저~최고가의 범위로 게시하고, 공시제 조사에도 범위로 응답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통계 분석을 부정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범위로 응답한 진료비를 평균값·중간값 계산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초·재진료와 엑스선촬영에 체중 구분을 추가했다. 구분도 소형·중형·대형으로 애매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병원마다 단가를 구분하는 체중 기준치를 다르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대신 환자가 5kg, 10kg, 20kg인 경우로 특정하여 응답하도록 했다.
엑스선촬영의 경우 특수한 관절촬영 등 실제 진료항목에 따라 진료비가 다를 수 있는만큼 ‘평일 주간에 내원한 동물의 흉부 방사선 2장’으로 구체화했다. 입원비도 평일 주간에 입원해 24시간 머문 후 이튿날(평일) 주간에 퇴원하는 경우로 상정했다.
동물행동의학, 영양학 전문진료 등 일반적인 초·재진과 구분되는 경우도 조사결과 분석에 반영했다.
백신 2.5만원, CBC 3.3만원, X-ray 4만원
공시제 홈페이지도 대폭 개편
올해 조사결과 5kg 개 환자를 기준으로 중간값은 ▲초진료 1만원 ▲입원비 4만5천원 ▲종합백신 2만5천원 ▲전혈구 검사비 3만3천원 ▲엑스선촬영비 4만원으로 나타났다.
각 진료항목의 평균 진료비를 전국 시도별로 비교해도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도별 재진료 평균값의 최고치(제주 13,487원)와 최저치(세종 6,700원) 격차가 2배를 보인 것이 가장 컸다. 대부분 1.2~1.5배 격차에 그쳐 유사한 편이었다.
공시제 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진료비 조사·공개 시스템’도 대폭 개편됐다.
우선 홈페이지상으로 중간비용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변경됐다. 기존에 최저·최고값을 막대그래프로 보여주는 식보다는 이용자가 유의미하게 참고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시도별 비용분포도에서 중간비용·평균비용·최저비용·최고비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중간비용이나 평균비용은 시군구별로 큰 차이가 없고, 최고비용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유의미한 통계를 산출할 수 없을 정도로 반려동물병원이 적은 지역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됐다. 가령 전남 진도군의 가격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반려동물병원이 없거나 1곳뿐이라 가격 정보가 특정될 수 있는 지역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게시항목 20개로..공시제도 늘어난다
부정확한 기준에 부정확한 조사 우려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는 게시 의무 대상의 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하는 제도다. 게시대상은 내년부터 혈액화학검사, CT, MRI, 심장사상충 예방 등 20개로 늘어난다. 공시제 조사·공개 항목도 그만큼 늘어난다.
특히 혈액화학검사의 게시 규정은 ‘종합검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애매한 방식이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혈액화학검사 기기가 다르고, 종합검사의 패널수도 조금씩 다르다. 기기나 업체의 패널구성이 정해져 있다보니 임의로 ‘N항목’이라 정하기도 쉽지 않다. 공시제 조사가 부정확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
심장사상충 예방비나 광범위 구충비의 구분도 불분명한데다 약재의 종류나 체중별 구분도 다양한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