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죽으면 쓰레기봉투에..사체처리제도 개선 필요해
매년 반려견 약 10만 마리 폐사 추정..지자체 공공장묘시설∙동물사체소각로 운영 방안 제시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2014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통해 반려동물 사체를 ‘생활폐기물’로서 처리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공장묘시설 설치 등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상 반려동물 사체는 2가지 경우로 나뉘어 처리되고 있다. 동물병원에서 발생한 경우는 ‘의료폐기물’로서, 그 외의 장소에서 발생한 경우는 ‘생활폐기물’로서 처리된다.
후자의 경우, 반려동물이 다른 일반 쓰레기와 같이 생활쓰레기봉투에 담겨 폐기된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쉽게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다.
입법조사처는 “반려동물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매년 폐사되는 동물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공위생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차원에서 사체처리 문제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도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생사의례문화연구소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동물장묘업체로는 매년 폐사되는 반려동물을 처리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동물등록 대상 반려견 127만 마리에 반려견 평균 수명을 고려하면 매년 약 10만 마리의 반려견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고양이 등 타 반려동물을 고려할 경우 그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총 9곳. 생사의례문화연구소의 2008년 보고에 따르면 장례비용은 약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소요되고, 업체당 하루 처리건수는 3~10건 정도다. 숫자도 부족하지만 비용 부담 등으로 보호자들이 쉽게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입법조사처는 “의료폐기물로 처리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반려동물 사체 상당수가 쓰레기 봉투에 넣어져 처리되거나 불법적으로 암매장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동물의 사체를 임의로 투기∙소각하거나 땅에 묻는 행위는 불법이다.
입법조사처는 프랑스와 일본의 사례를 들며, 반려동물용 공공장묘시설을 설치하거나 동물사체소각로를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동물장묘업체는 숫자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지역적으로 편중(경기5∙충남2∙충북1∙대구1)되고 비용이 높아 많은 보호자들이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가 공공장묘시설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18대 국회에서 안효대 국회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발의한 바 있지만, 민간사업자의 기득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입법조사처는 “프랑스와 같이 고가의 사설장묘업체와 저가의 공공장묘시설을 구분해 운영하거나, 일본처럼 반려동물 사체 당 수수료를 징수하여 동물사체소각로에서 별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