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의사처방제1년②] 실효성 핵심은 처방대상 범위에 있다

비처방약 대체 못해야 직접 진료 유도 현실적 가능..내년 목표 약품확대 협의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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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수의사처방제1년①] 신종직업 ´처방전 전문 수의사´ (보러가기)에 이어..

‘어떤 성분을 처방대상 약품으로 지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수의사처방제 도입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 중에 하나였다.

지난해 5월 정부가 고시한 처방대상 약품 성분은 총 97종. 동물용 마취제와 호르몬제는 전 품목이 지정됐지만, 항생제와 생물학적 제제(백신) 등 에서는 ‘주요 성분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르몬제 전 성분 처방대상 지정으로 산과진료 상승효과

유사효과 비처방대상 약품으로 피해갈 수 없어야 처방제 취지 달성 가능 지적

전북 김제에서 소를 진료하고 있는 이한경 행복을찾는동물병원장은 “처방제 시행 후 산과진료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산과질환에서 자주 사용되는 호르몬제가 모두 처방대상 약품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한경 원장은 “호르몬제 처방전 발급을 위해 왕진을 가면, 축주들이 ‘기왕 왔으니 다른 소도 봐달라’면서 진료를 부탁하곤 한다”면서 “임신이 안 된다며 PGF-2α 처방전을 요청한 소가 진료해보니 임신이 돼 있었던 적도 종종 있었다”고 처방제의 효과를 소개했다.

이 원장은 “처방제의 실효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처방대상 성분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르몬제는 모든 성분이 처방대상이라 농가는 수의사를 부를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처방제 취지에 대해 설명도 하고 위 사례와 같은 수의사 진료의 효과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반면 항생제의 경우는 비처방대상 약품으로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처방제가 원하는 취지를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양돈수의사는 돼지 회장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를 예로 들며 “성분에 따라 약효 차이가 있긴 하지만, 타이로신(tylosin)은 처방대상이고 티아물린(tiamulin)은 비처방대상이라 선택적으로 처방제를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생제 처방대상 범위 부족으로 실효성 없어..페니실린, 설파제 확대 필요

대수, 2015년 고시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처방대상 확대 논의 시작 계획

산업동물 임상 현장의 수의사들은 처방대상 항생제 범위는 단계적으로 넓혀갈 수 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현행 처방제는 항생제 내성 관리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위 사례에서 보듯 수의사를 통해 항생제 사용이 관리되기 위해서는 처방대상 항생제 범위가 ‘피해가기 어려울 만큼’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처방대상으로 지정된 항생제 성분에는 3, 4세대 세팔로스포린계와 퀴놀론계, 테트라싸이클린 제제 등이 포함된 상황.

황윤재 한국양돈수의사회장은 “페니실린 등 주요 항생제가 처방대상에서 빠져 있어 여전히 방만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관련 업계에서 진통이 있겠지만, 처방제 실효성을 위해서는 점차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경 원장도 “소 임상에서 사용하는 항생제 다수가 아직 처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면서 “실효를 보려면 페니실린, 설파제 등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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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항생제 판매량 2, 3, 4위를 기록한 페니실린, 설파, 페니콜계 항생제는 단 한 성분도 수의사처방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처방대상 항생제 확대 필요성에는 대한수의사회도 공감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2015년 고시를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처방대상 성분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처방대상 약품 2차 확대의 핵심 쟁점은 페니실린, 설파제 등 주요 항생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처방대상 성분을 추가해나갈 방침이다. 추가 성분에 어떤 항생제가 포함되느냐가 항생제 내성 관리와 국민보건 증진이라는 수의사 처방제 실효성 달성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기획∙수의사처방제1년②] 실효성 핵심은 처방대상 범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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