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담당 수의사 `일본의 1/5` OIE 국가 중 67위···방역 조직·인력 확대 절실

진단 결과, 방역전담부서 설치 및 600명 이상 인력 추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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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가축위생/방역 업무에 종사하는 수의사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수의방역 조직확대와 방역 담당 수의인력 확충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융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11일(수) 개최된 ‘가축질병방역체계 개선 국회정책토론회, 가축질병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에 참석해 ‘방역조직 정비 및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융 부장은 “가축위생 분야 담당 수의사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10,000LSU 당 1명에도 못 미치는 0.8293명이 근무하는데, 이는 대만(3.0613명)의 1/4, 일본(5.063명)의 1/5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력은 세계 10위권인데, 가축방역업무 담당 수의사 수는 OIE 회원국 중 67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일본과 비교하여 소 291만 두 VS 272만 두, 젖소 42만 두 VS 145만 두, 돼지 991만 두 VS 974만 두, 양계 1억 4천만 수 VS 2억 4천만 수 등 비슷한 수준의 축산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가축 방역을 담당하는 수의사 수는 일본의 1/5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능률협회에서 실시한 ‘방역조직·인력 진단’에서도 ▲방역전담부서 신설 ▲609명의 지방조직 인력증원 필요 등 ‘수의방역 조직 확대와 방역 담당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한국능률협회는 “장기적으로 3개의 과로 이뤄진 ‘방역정책국’을 농식품부에 별도로 설립하고, 검역본부에 AI 예방 통제센터를 신설하며, 각 시·도에 동물방역위생과를 별도 설치하는 등의 조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중 검역본부 내에 AI 예방 통제센터가 생긴 것을 제외하고는 실현된 것은 없다. 동물방역위생과가 있는 시·도 역시 경기도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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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능률협회 진단 결과, 지금보다 최소한 609명의 방역 인력이 증원되어야 한다

수의국(방역정책국) 신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OIE 국가 중 CVO가 과장인 곳은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

김태융 부장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후진국에도 수의국은 있다”며 “대부분의 국가가 수의국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장이 수의사 대표(CVO, Chief Veterinary Officer)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회의에 가보면 다른 나라의 CVO는 대부분 청장 내지는 국장이고, 우리나라 CVO는 과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34개 OECD 회원국 중 31개 국가가 ‘국’ 또는 ‘청’ 단위에서 방역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CVO가 과장이지만, 해당 ‘과’ 안에 6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국’ 수준으로 볼 수 있다(현재 우리나라 농식품부 축산국 인원은 50~60명 ). 결국 전 세계적으로 CVO가 과장인 국가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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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질병방역체계 개선 국회정책토론회에 참가한 오순민 과장, 박용호 교수, 김재홍 교수(왼쪽부터)

잦은 보직 이동으로 전염병 발생 때 마다 책임자 달라

전염병 여러 번 발생해도, 책임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첫 번째 가축전염병’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중앙 정부 정책·기술 책임자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잦은 보직 이동으로 초기 대응이 미숙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즉, 비전문가가 책임자로 있는 것도 모자라 잦은 보직 이동 때문에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 마다 해당 책임자는 늘 처음으로 가축전염병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잘못된 상황 판단을 하거나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시·도 가축위생시험소(축산위생연구소)가 시·도 조례로 운영되는 것도 문제다.

조례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관장(시장, 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조직의 존폐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해 발의된 ‘동물위생시험소법’이 최대한 빨리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 부회장은 “2007~2008년도에 당시 수의과학검역원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인력 보강을 요구했으나 행안부에서 불허했다. 그러다 지금 수 조원을 낭비하고 있다. 더 이상 조직확대·인력확충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 수의사들은 다 어디 갔나. 가축 방역의 최고 전문가는 수의사다. 동물은 수의사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관련 직위들에 전부 수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날 토론회를 주최한 윤명희 국회의원은 “농식품부에 여러 부처가 있지만, 특히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과 관련된 자리는 전문가가 오랫동안 머물러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며 “조직적인 문제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실제 개선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또 여러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조성됐다. 수의관련단체, 방역기관 뿐 아니라 생산자 단체, 동물보호단체 등이 모두 수의방역 조직 확대와 방역 담당 수의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조직 확대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수의국(방역정책국)신설과 방역담당 수의인력 확충,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방역 담당 수의사 `일본의 1/5` OIE 국가 중 67위···방역 조직·인력 확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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