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축산차량 GPS 설치의무화, 기본권 침해 아니다`

양돈수의사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2013년 헌법소원..2년 만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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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관련 차량에 GPS 설치 및 운영을 의무화한 가축전염병예방법이 수의사 등 대상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됐던 헌법소원이 결국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4월 30일(목)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7조의3에 따른 차량무선인식장치(GPS) 설치 및 유지 의무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선고했다.

2011년 350만여두의 우제류를 살처분했던 구제역 사태 이후 정부는 가축전염병 확산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축산관련시설을 자주 출입하는 차량에 대한 GPS 설치를 의무화했다. 가축, 사료, 분뇨 등을 운반하거나 수의사, 인공수정, 컨설팅, 약품 등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차량은 GPS를 임의로 끌 수 없도록 의무화됐고 운영비용은 정부와 설치당사자가 나누어 부담한다. GPS의 운행기록은 정부가 운영하는 시스템에 보관되다가 가축전염병 등이 발생할 경우 역학조사 및 추가 방역조치 대상을 결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한국양돈수의사회는 지난 2013년 2월, 이 같은 조치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란 사생활 영역의 비밀 등 개인정보를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리고 이용하도록 할 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다.

양돈수의사회는 당시 “GPS 운영 의무화는 대상자의 사생활 등 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하며 축산시설 출입자 중 일부를 예비범죄자 집단으로 만드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차량 출입이 질병 전파의 핵심적인 요인임이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차량을 통한 전파가 의심된다는 추정에만 근거해 GPS를 의무화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것이다.

게다가 농장을 출입하는 일반차량이나 농장 가족의 개인차량 등은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실효성이 부족하고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헌재, 제한 받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보다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 공익 중요시

반면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해당 조항이 합헌임을 판시했다.

헌재는 GPS 의무화가 가축전염병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통해 확산을 방지하는데 기여한다며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GPS 도입 후 의심축 신고접수부터 방역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368분에서 66분으로 크게 단축되었고, 출입차량에 대한 선별적 소독과 방역이 가능해지는 등 실효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2015년 구제역 상황이 2011년에 비해 발생건수와 살처분두수가 감소한 것을 두고 “GPS가 구제역 확산방지에 기여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고 판시한 것을 두고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

발생건수와 살처분두수 감소는 GPS보다 백신도입과 부분살처분 등 방역실시요령이 개정된 것이 주 요인이며, 오히려 2015년에도 (4월 18일 기준) 7개 시∙도, 33개 시∙군으로 구제역이 확산됐고 정부도 가축운반차량과 사료차량 등을 주요 전파요인으로 지목하는 등 GPS의 확산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미 가축전염병예방법이 GPS외에도 관련시설의 출입기록 관리를 의무화하고 있는 점을 두고서 “현실적으로 (출입기록을) 철저하게 작성하기 어렵고, 설사 철저히 작성됐다고 하더라도 차량의 이동경로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며 GPS 필요성을 인정했다.

또한 GPS 의무대상 차량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한정하고, 평시 이동경로 정보는 3개월만 보관하다가 삭제하며,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헌재는 “청구인들이 제한 받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비해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 `축산차량 GPS 설치의무화, 기본권 침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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