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6일 국회 사상 최초로 국회 차원의 동물보호·복지 논의를 이끌어 갈 ‘동물복지국회포럼’이 창립했습니다.
동물복지국회포럼은 문정림 의원(새누리당),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을 공동대표로 윤명희·진선미 의원(감사), 심상정·이석현·진영(고문) 등 현직 국회의원 38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8월 17일에는 ‘우리나라 동물복지 정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동물복지국회포럼의 공동대표인 박홍근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서울중랑구을)을 만나 국회동물복지포럼과 수의사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 어떻게 이런 포럼을 만들게 됐나?
예전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 진보적인 정당이고, 개인적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진보적인 생각이 많다.
지난 19대 국회에 다문화 가정을 생각하며 새누리당이 이자스민 의원을 공천하는 것을 보면서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동물복지도 진보적 의제이기 때문에 국회나 정당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또한 아는 수의사분들 및 동물보호단체 분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국회나 당 차원의 동물복지 관련 활동이 꾸준히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었다. 그렇게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가 지난 5월 31일 ‘제2회 동물보호문화축제’에 저 포함 여야의원 5명이 참여했는데, 이 자리에서 정부 관계자들, 관련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국회안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할 필요가 있겠다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동물보호문화축제에 다녀온 의원들에게 초동 모임을 제안하여 제안자 모임을 갖고, 함께 한 5명 의원 이름으로 전체 의원들에게 제안을 했는데, 의외로 여야의원 39명이 참여해주셨다.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는 여야의 협력이 필요하고, 당을 떠나 모든 의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그 동안 동물복지와 관련하여 열심히 활동을 해온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대표를 맡게 됐다.
7월 6일 창립했는데, 아무래도 헌정사상 최초로 동물복지 문제에 대해서 국회안에서 여야를 초월해서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크다.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국민들의 인식·정서에 맞게 제도적인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 실제 동물복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면 입법적 성과나 정책, 예산과 관련된 성과를 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19대 임기가 마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역할을 할 것이고, 우리가 마무리 못한 역할은 자연스럽게 20대 국회로 넘어갈 것이다. 내년 5월말에 20대 국회가 구성되면 동물복지국회포럼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20대 국회로의 징검다리의 역할도 해야 한다.
Q. 첫 토론회도 개최됐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을 하게 되나.
첫 토론회는 지금 우리나라 동물복지 정책이 어디까지 와있고,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파악하기 위해 개최했다.
정부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의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아보았으며,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동물복지 관련 여러 법안들을 각 분야별(반려동물, 실험동물, 산업동물, 야생동물 등)로 짚어봤다.
토론회는 1차적으로 동물복지국회포럼이 입법과 정책, 예산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자리였다고 본다.
포럼 TF가 있다. TF가 계속 모임을 갖고 있고, 모임에서 실무적인 사전 조율을 할 것이다. 정기감사 후 운영위원회를 열고 향후 세밀한 입법전략을 정하고 예산 문제도 논의하게 될 것이다.
5월 만해도 내년 동물복지 예산이 40억원 수준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였는데, 결국 올해와 같은 1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농식품부내 동물복지 관련 전담부서 설치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따라서 포럼에서는 앞으로 법안 문제, 예산 문제, 전담기구 설치 문제 등을 국정감사 이후에 구체적으로 공동의 행동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가능하면 관계부처 장차관도 만나고, 각 위원회 여야 간사도 만나서 협조를 구할 것이다.
Q. 19대 국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동안 포럼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사실 예산 확보는 간단하지 않다. 여야 합의와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법안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해수위에 관련 법안이 가장 많이 올라가 있기 때문에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관심을 높일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여야 의원님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백방으로 뛰어봐야 하지 않겠나.
Q. 동물보호·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복지국회포럼 외에도 국회 차원에서 동물복지와 관련되어 진행될 수 있는 또 다른 노력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원회관에 동물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 아쉽더라. 동물복지국회포럼 토론회 당일에도 동물이 함께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할 것 같다.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등록제를 바꾸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허가제를 통해 양성화 추진해왔지만 성과가 생각보다 미비하다. 이제는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너무나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있으며, 비위생적으로 관리된다. 그런식으로 의원들이 각 법안을 책임있게 준비하고 공론화 하는 과정을 서로 돕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국민들의 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 등의 행동도 필요할 것 같다.
Q.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인수공통전염병과 원헬스(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은 하나)에 대한 관심과 전문가 등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중보건, 가축전염병 방역, 축산물 위생 분야에 수의사를 등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수공통전염병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AI, 메르스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종전염병의 60%가 인수공통전염병이고, 그 중 75%가 야생동물로부터 온다는 얘기도 들었다.
분명한 것은 지구온난화, 세계화로 인한 교류의 증가 등으로 인해 이런 전염병이 불가피하게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은 사람에 대한 것은 의사가, 동물에 대한 것은 수의사가, 환경문제는 다른 전문가가..이런 식으로 각자 칸막이를 치고 대응해왔는데,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래서 수의사를 포함하여, 환경전문가, 생태학자, 야생동물 전문가, 보건 전문가 등 각 전문가들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전에 철저히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사태 발생 후에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역학조사를 포함한 다양한 체계가 평상시에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부실한 대응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도 각 부처의 이기주의를 떠나 원헬스를 위한 전담기구나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그런 필요성에 대해 국회에서도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고, 거기에서 당연히 수의사들도 참여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
Q. 기타 전문직들의 국회 진출이 점점 활발해 지는 반면, 수의사 출신 국회의원은 현재 없다. 수의사의 정치 참여를 위해 수의계 전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지역구 의원들도 각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야 정부 부처를 제대로 견제하면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역구보다 비례대표 제도 자체가 각 분야의 전문가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그런 측면에서 수의사들도 단순히 수의계 이익을 대변한다는 측면이 아니라 동물복지·동물보호, 인수공통전염병, 원헬스, 공중보건 등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전체적인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수의계의 대표성만 가져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동물보호단체들과 및 관련 단체들과의 연계·소통도 중요하다. 수의사가 수의계 뿐 아니라 동물과 관련된 목소리·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서울 중랑구 국회의원이다. 현재 지역구를 위해 집중적으로 챙기는 현안이 있다면?
다양한 현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국회 교문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다. 중랑구가 대표적인 베드타운이기 때문에 교육 수요가 앞선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교육 환경 때문에 이탈을 고민하는 주민들이 있다. 그래서 자녀들을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하여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한 축이다. 이와 함께 교육위원으로 여러 가지 필요한 예산을 챙겨 학교에 지원하는 역할이 또 한 축이다.
며칠 전에 박원순 시장을 만났고, 조희연 교육감도 만나기로 했다. 구청장도 곧 만날 예정이다. 국회 차원에서 조정하고 정부랑 상의한 내용을 가지고 만나서 직접 협조를 구하고 있다.
Q. 의원님 개인적인 목표, 계획이 있다면?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나랏일을 잘해야하고, 또 지역구 의원이기 때문에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당에 속해있기 때문에 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고,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게 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그렇게 3가지 역할이 필요하다.
우선 국회의원으로서는 국민의 눈높이와 바람을 잘 수용해서 그것을 의정활동에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있냐가 중요한다. 다행스럽게 이번에 298명 여야의원이 13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96.42 점으로 전체 의원 중 1등으로 평가받았다. 의정활동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지역발전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학교 예산을 역대 어느 의원 이상으로 많이 챙기고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지역 민원 상담을 3년째 해오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많이 알려져서 다른 의원들도 지역 민원 상담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늘 충실하게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지역의 여러 현안을 해결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도 일 열심히하고 성실하다고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당 역할이 있다. 그런데 당이 앞으로 나가고, 여당의 독선·무능을 견제하기 보다 내부의 분란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리는 것 같아 큰 걱정이다. 초선의원으로 당의 역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어떻게 협력해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냐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그런 3가지 역할과 노력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과 주민들에게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고 있는 수의사분들과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갈수록 동물복지와 관련하여 수의사분들에게 사회적인 요구가 커질 것이다. 그런 전문성에 대한 책임감은 날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동시에 수의사로서 갖는 자긍심이 침해되거나 훼손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부당함도 생길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생기는 것은 또 개선해야 한다.
즉, 국민들이 수의사에게 요구하는 ‘전문성’은 키워나가면서 동시에 부당하거나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수의계의 발전’을 위해 수의사들이 더 똘똘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을 포함한 각 관련 단체와의 연계·소통도 중요하다. 수의사만이 가질 수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회 정부를 압박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전국의 수의사분들께서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앞으로 왕성히 활동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