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진료비 보조사업 3년째 진행중인 충남, 농가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
만족도 96%, 사업 실시 후 질병발생·회복기간·송아지 폐사율 모두 감소
충청남도,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진료비 보조사업`이 수의사 처방제의 성공적인 정착과 산업동물 수의사 확보를 위한 필수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 사육농가 진료비 지원사업'은 2010년 아산시를 기점으로 2011년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채택되어 충남 전역으로 확대됐다. 충청남도는 지난 7월 1일부터 25일까지, 298개 농가를 대상으로 `진료비 지원사업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각 임상수의사가 농가를 직접 방문해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농가는 `소 진료비 지원사업`에 크게 만족하고 있었으며, 예산을 확충해 사업 범위를 더 확장시켜 줄 것을 원하고 있었다.
농가들은 또한, 사업 실시 후 송아지 폐사율 감소(87%), 소의 질병회복기간 단축(90%), 전반적인 질병 발생 빈도 감소(88%) 등의 효과도 있다고 응답했으며, 진료비 보조사업 이후 자가진료 때와 비교했을 때 약값 부담도 감소(93%)했다고 대답했다.
즉, 진료비 보조사업으로 인해, 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 수의사를 부르는 횟수가 증가했고, 결과적으로 질병 발생 빈도가 줄어듦과 동시에 약값 부담까지 감소했다는 것이다.
예산 대비 효과도 높다.
진료비 지원사업 도입 후 농가의 경제적 부담 감소량이 예산지원액의 8.6배에 달할 정도다(농가의 경제적 부담 = 진료비+폐사두수+약품비).
이러한 농가 이득과 예산 대비 높은 효과로 인해 진료비 지원사업은 점점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아산시의 경우 농가 호응이 좋아 2012년 예산이 9월에 이미 소진됐을 정도였다. 이에 시는 올해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아산시청 축수산과의 최성혁 주무관은 "농가의 만족도도 높고, 아산시수의사회가 적극적이고 양심적인 자세로 제도 정착에 협조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것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전했다.
진료비 지원사업 도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아산시수의사회 김용선 원장은 "질병초기 자가진료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고, 약물은 약물대로 오·남용하면서 농가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안타까워 진료비 50% 지원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료비 보조사업은 축산농가와 수의사 모두에게 이익
수의사 왕진비·진료비 부담으로 `수의사처방제` 반대하는 축산농가에게 꼭 필요한 정책
한편, 충남의 `소 진료비 지원사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 농가의 76%가 진료비 지원사업이 축산농가와 수의사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대답했다.
즉, 진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축산농가와 산업동물수의사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생산자단체 "수의사 처방제 준비 미흡은 축산농가에게 우려가 아닌 현실"
수의사 처방제가 시행된 지 3일이 지났다. 처방제 시행직전까지도 축산단체들은 축산농가만 손해를 본다며 수의사 처방제 시행을 유예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5일에는 한국오리협회, 전국한우협회, 대한한돈협회, 대한양계협회, 한국낙농육우협회 등 축산생산자단체들이 모여 수의사 처방제를 유예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의 주제는`준비 미흡한 수의사 처방제, 축산농가만 낭패`였다.
생산자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와 수의사회가 도입명분만을 내세운 나머지, 준비 소홀의 병폐는 뒷전인 모양새"라며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시행유예 검토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수의사 처방제 준비 미흡은 축산농가에게 우려가 아니라 현실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김영석 한국동물용의약품판매협회장 "수의학을 전공한 사람만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 버려야"
또한, 7월 24일 열린 '수의사 처방제 원활한 정착과 성공적 시행을 위한 좌담회'에서는 동물용 의약품 도매상의 반대의견까지 제시됐다.
한국동물용의약품판매협회의 김영석 회장은 좌담회에서 "동물약품은 치료가 아닌 예방의학"이라며 "개인적으로 양계농장을 운영하면서 백신 프로그램을 쓴다. 10년간 무질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달에 한 번 굳이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농장입장에서는 완전 낭비요소다"라며 "자가진료를 안 좋은 것이라고 몰고 가면 안된다. 수의학을 전공한 사람만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현장에서 겪은 경험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축산단체 및 여러 협회들 모두 수의사 처방제의 도입 취지를 이해한다. 다만 처방제로 인한 농가부담 증가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의 `진료비 보조사업 설문조사` 결과는 진료비 보조사업을 전국 지자체로 확대해서 실시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진료비 보조사업을 통해 농가의 부담을 줄이면, 수의사의 농가 방문 횟수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농가와 수의사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다. 농가는 질병발생빈도 감소, 질병회복기간 단축, 폐사율 감소, 약값 부담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산업동물 수의사는 자가진료로 인해 잃었던 영역을 회복할 수 있다. 잃었던 영역이 수의사에게 돌아오면, 산업동물임상으로 진출하는 수의사도 늘어날 것이다.
수의사 처방제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서는 `농가부담감소` 및 `산업동물수의사 확보`가 필수요건이다. 진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2가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각 지자체가 진료비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