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차 수의정책포럼 개최, 문진산 박사 '동물용 의료기기' 발표
제63차 수의정책포럼이 6일 오전 7시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렸다.
수의정책포럼은 수의 관련 기관·단체, 학계, 수의사회 임·직원 등이 참여하는 월례조찬모임으로, 조찬 전 수의계 현안에 대한 세미나를 간단히 진행한다.
이번 포럼에는 문진산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의연구관(동물약품관리과 동물용 의료기기계)이 초청되어 '동물용 의료기기 산업현황 및 관리' 란 주제로 ▲ 세계 의료기기 시장 현황 및 국내 산업발전 계획 ▲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 현황 및 향후 전망 ▲ 국내외 동물용 의료기기 관리제도 ▲ 국내 동물용 의료기기의 품목신고 현황 및 인허가 절차 ▲ 동물용 의료기기 관리방향 및 추진내용 등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문 연구관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약 330조원이며, 우리나라는 약 4조원(1.3%)의 시장규모로 전세계 13위 수준이다.
하지만 동물용 의료기기의 경우, '업체들의 미흡한 판매실적보고' 와 '동물병원으로 판매된 인의용 의료기기가 인의쪽 실적으로 포함되는 문제' 등으로 제대로 된 국내 시장규모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2012년)에 신고된 동물용 의료기기 판매 실적은 217억원 정도지만, 이는 검역본부에 등록된 업체들의 실적만 파악된 수치다.
국내 동물용 의료기기 업체 123개, 품목수는 333개
전국 동물병원에 X선 장치는 2,015개, CT는 15개
2013년 8월 현재 국내 동물용 의료기기 업체는 총 123개(제조 66, 수입 58), 총 취급품목수는 333개(제조 127, 수입 206)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신고된 동물용 의료기기는 `범용초음파영상진단장치`였으며, `진단용엑스선촬영장치` `전자인식기` `동물체외표시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2013년 3월 31일 기준으로 방사선장비(진단용엑스선촬영장치)는 전국 동물병원에 2,015개 존재했으며, CT(전산화단층엑스선촬영장치)는 총 15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CT 중 7개가 서울에 위치한 동물병원에 있었다.
식약처 의료기기 담당 200명 VS 검역본부 동물용 의료기기 담당 2명···"일당백"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료기기를 담당하는 인력은 총 200명인데 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용 의료기기를 담당하는 인력은 단 2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에는 의료기기만 다루는 별도의 국(의료기기안전국)이 존재하며, 그 안에 의료기기정책과, 의료기기관리과, 의료기기품질과가 있다. 또한, 의료기기 평가업무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담당하고, 전국 6개 지방청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반면, 농림축산검역본부에는 별도의 동물용의료기기과 없이, 동물약품관리과에서 2명의 직원이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마저도 1명의 직원이 지난 달 추가되기 전까지, 문진산 수의연구관 혼자 모든 업무를 담당했다.
김재홍 한국수의정책포럼 상임대표는 "식약처 의료기기 담당직원 200명, 검역본부 동물용 의료기기 담당직원 2명" 이라며 "정확히 일당백" 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체용 의료기기 시장은 약 4조원의 규모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2020년까지 의료기기 시장을 20조원 규모로 성장시켜 세계 5대 의료기기 강국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비교하면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은 매우 영세하다.
하지만, 실적을 보고하지 않은 업체가 많아(전체 동물용 의료기기 업체 중 37%만 2012년 실적 보고), 업체들에게 판매실적 보고를 지속적으로 계도·권고해야 하며, 미보고/허위보고에 대한 감시업무도 필요하다. 거기에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1~4등급의 등급제까지 시행된다. 결국 2명의 인력으로 이 모든 일은 담당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기기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도 점차 성장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따라서 '판매실적 양성화' '등급제 시행' 등 여러가지 중요한 과제를 앞둔 '동물용 의료기기' 분야도 인력충원과 함께 동물용 의료기기과 라는 별도의 조직을 신설해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