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격전지 분석 : 데이터로 보는 지역별·개원시기별 생존율(3) : 양이삭 수의사
국내 동물병원의 지역별/개원시기별 폐업률과 생존함수에 대한 지난 기고(국내 동물병원 5년 생존율 약 75%(https://dailyvet.co.kr/?p=137400))에서 동물병원의 5년 생존율이 약 75%임을 산출했다. 여기서 75%라는 수치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인접 산업군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설명해드리고자 한다.
1) 기간 폐업율과 생존율이 갖는 의미는 서로 다르다
보통 언론 지면상 폐업률, 혹은 자영업자 폐업률로 언급되는 수치는 ‘특정한 기간을 설정했을 때 해당 기간에 신규 개업한 사업자 수 대비 폐업한 사업자의 수’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
2018년경 최저임금제도상 최저임금액수 결정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전년도(2017년) 자영업자 폐업률이 90%에 달한다는 통계가 회자된 바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자영업자 폐업률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정의된 폐업률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렇게 산출된 지표는 (해당 시점의 전체적인 경기 상황에 대한 상대지표로서의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시점에 개업한 “특정한 사업체의 장기적인 생존확률”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자영업자 폐업률이 90%입니다.’라고 언급된 기사를 보면 독자는 ’10개의 상점이 생기고 그중에 9개가 폐업해서 1개만 살아남았구나’ 라고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 데이터가 가진 의미를 풀어서 살펴보면 ‘과거에 생긴 상점을 모두 포함해 9개가 올해 폐업했고 10개가 새로 생겼습니다.’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기준으로 2019년 수의업의 폐업률을 보면, 2019년 개원 수는 313, 폐업 수는 248개소로 동물병원 폐업률은 79%에 달한다는 결과가 산출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폐업률 79%의 의미를 2019년 개원한 5개 동물병원 가운데 1곳만 살아남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2) 알고자 했던 내용은 ‘새로 생긴 특정 동물병원이 일정한 기간 동안 생존할 확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 “새로 생긴 특정 동물병원이 일정한 기간 동안 생존할 확률은 얼마일까?”에 대해 가장 가까운 답을 얻으려면 특정 기간의 개폐업자수 대비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동물병원이 실제 개원 이후 언제까지 생존했는가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통계청에서도 산업별 법인/개인기업의 생멸행정통계 (http://kostat.go.kr/portal/korea/kor_nw/1/9/6/index.board) 를 발표하고 있으며, 지난 기고문의 동물병원 5년 생존율 역시 개별 동물병원의 생존확률을 염두에 두고 분석했다. 전체 산업군을 놓고 비교해보면 동물병원의 5년 생존율은 매우 높은 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기업생멸행정통계상 5년 생존율’과 ‘카플란-마이어 생존분석을 통해 산출한 생존함수상 5년 생존확률’ 역시 통계적으로 엄밀하게 따지자면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상 별도로 설명드려야 할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보고 이론적인 내용은 생략한다.
3)인접 전문직군의 사업체 생존율은 어땠을까
또한, 독자분들께서 지표에 대해 참고하실 수 있도록 같은 기준(출처 :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 및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사업체 데이터 최종수정일 8월 31일)으로 산출된 인접 전문직군과의 생존함수 비교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또한, 5개 사업자 모두 데이터를 서울시로 국한했을 때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상의 분석이 독자분들께서 자료를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