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의료장비의 고급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3월 31일 기준으로, 전국 동물병원의 X-ray는 2015개, CT는 총 15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 이후로 해마루동물병원, 노원 24시 N 동물의료센터 등에서 CT를 구입하며, 현재 CT를 소유한 동물병원은 20개 가까이 늘었다.
CT의 개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CT 장비 자체도 고급화되고 있다.
아직까지 1채널 CT를 사용하는 수의과대학 동물병원도 있지만, 최근에는 16채널 CT 구입이 동물병원의 대세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16채널 CT는 노원 24시 N 동물의료센터,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웨스턴 동물의료센터, 해마루동물병원, 등에서 보유중이며,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은 대구시 수의사회 ‘CT영상장비 지원사업’ 을 통해 32채널 CT 구입을 준비중이다.
최근 16채널 CT를 설치한 노원 24시 N 동물의료센터의 정욱헌 원장(수의외과학 박사)은 "동물에서 CT 촬영은 마취를 해야 하는데, CT 검사를 받는 환자 대부분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마취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16채널 CT는 0.75, 1.5mm 두께의 16영상을 0.42sec에 획득할 수 있는데, 이는 4채널 MDCT보다 속도가 4배 빠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1mm이하의 isotropic volume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 Axial 영상과 재구성된 coronal, sagittal이 동일한 해상도를 갖기 때문에 높은 해상도의 coronal, sagittal 영상을 얻기 위한 추가 촬영도 필요하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영상을 획득함과 동시에 방사선 피폭량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SIEMENS 제품의 국내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프라임헬스케어 황지범 과장은 "최근 일반 동물병원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유지보수조건을 동물병원에 맞춤조건으로 제안하기 때문인지 동물병원에서 CT 구입 문의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며 "또한 좀 더 질높은 진단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져, 병원의 진단장비를 직접 비교하고 병원을 찾아가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용 의료장비가 고급화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첨단장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첨단장비 구입이 동물병원의 과다경쟁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용 의료기기계 문진산 수의연구관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요구하는 의료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질병의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물병원에 첨단장비가 필요하며 그 수요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첨단장비가 과다경쟁으로 이어져 동물병원이 경영적으로 어려워지는 일은 없어야 하므로, 일선 수의사들과 2차병원·대학병원 등이 함께 노력해서 1차병원과 2차병원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