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예비수의사들은 수의학을 배우는 6년 동안 야생동물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 물론 수의학의 기초적인 바탕을 세우고 반려동물, 산업동물에 대해 배울 시간도 빠듯하긴 하지만, 야생동물에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 조차 경험해볼 수 있는 통로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해외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2주에 걸쳐 야생동물 수의임상을 접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와일드라이프코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진행되는 수의대생∙수의사 대상 야생동물 수의학 실습 프로그램을 올 겨울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 등 다양한 동식물군이 서식하는 샴와리(Shamwari)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영∙미권 및 유럽의 수의사와 수의대생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경로를 제외하면, 아프리카에서 실제 진행되고 있는 야생동물 임상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볼 수 있다.
12일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는 현장에 기반한 실습과 이론교육이 함께 제공된다. 샴와리 야생동물보호구역 내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포획, 운송, 육식동물 부동화, 치료, 응급처치, 사후관리에 참여하면서 현지 수의사로부터 교육을 받게 된다. 수의과정 외에도 야생동물 보전과 관련한 다양한 자원봉사도 경험해볼 수 있다.
참가자 교육을 진행하는 멘토 중 한 명인 머레이 스토크 수의사는 “프로그램의 주 목적은 참가자의 수의학적 수준과 요구사항에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아프리카에서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야생동물 임상의 핵심요소들을 포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영국 글래스고 수의과대학의 콘라드 학생은 “2주의 짧은 기간 동안 얼룩말, 임팔라, 버팔로 등을 포획하고 야간순찰을 돌고, 헬리콥터를 타고 코끼리를 찾아다니기도 했다”면서 “포획과정 중 도망간 일런드(아프리카산 영양)를 빨리 찾아내지 못해 죽음에 이르렀을 때, 아프리카 야생동물 임상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와일드라이프코리아 측은 “현지 수의사와 함께 진행하는 밀착형 프로그램이라 참가모집인원은 8명으로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실제로 다루게 될 야생동물 종은 당시 현지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될 1월은 남아공에서 야생동물 움직임이 활발한 여름이라 참가자들이 많은 케이스를 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사항은 와일드라이프코리아 홈페이지(wildlifekorea.co.kr)를 참조하거나 이메일(info@wildlifekorea.co.kr)로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