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백신 자가접종 위험 여전‥접종 후 쇼크에 사망까지

약국에서 산 반려견 백신 3종 한꺼번에 접종했다가..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 사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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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자가진료가 법적으로 금지됐지만 백신 자가접종 부작용으로 인한 건강 위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보호자가 약국에서 산 백신을 직접 주사하다 반려견이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빠져 사망한 사례가 보고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반려견 백신 3종 자가접종했다가 쇼크로 사망..골든타임 놓쳐

당일 동물병원도 내원했었는데..비용 아끼려 약국 이용했다가 사고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 신고된 반려견 자가접종 부작용 사망사례는 지난 2월 15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발생했다.

8년령 시츄 ‘송이(가명)’는 당일 동물병원에서 미용까지 받았지만, 자가접종을 고집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송이’를 진료한 동물병원의 A원장은 “’송이’는 당일 우리 병원에서 미용을 받고 건강검진 차원에서 혈액검사와 방사선검사를 실시했지만 특이사항 없이 건강했다”며 “내원 후 돌아가는 길에 약국에서 백신을 구입해 집에서 자가접종했다”고 전했다.

‘송이’의 보호자는 반려견 4종 종합백신(DHPPi)과 코로나 백신, 켄넬코프 백신을 구입해 한꺼번에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A원장은 “자가접종 30여분 후부터 침흘림을 시작으로 호흡부전이 생겼고, 의식을 잃은 채 급히 내원했다”며 “내원 시 이미 서맥, 저체온증을 보이면서 동공반사와 호흡 모두 거의 소실된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판단하여 산소, 스테로이드, 강심제를 포함한 응급처치를 진행했지만 ‘송이’의 상태는 호전되지 못했고, 결국 2시간여만에 사망했다.

부작용이 시작된 시점에서 바로 조치가 필요했지만, 자가접종으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다.

당일 동물병원에 내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가접종을 실시한 이유에 대해 A원장은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그랬다고 한다”면서 “(송이의 사망으로) 보호자가 받은 충격도 컸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A원장은 “이 보호자는 우리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접종을 받던 고객은 아니었다”며 “당일 ‘송이’의 백신접종을 요청받았더라도, 기존의 백신 반응을 알 수 없고 미용과 검진이 겹쳐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 있는 만큼 다른 접종일을 잡는 등 보수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병원에서 접종을 받으면 혹시 모를 부작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왕의 접종 반응 여부와 동물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 보고된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부작용들. 접종 부위의 화농이 외과 수술로 이어지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하기도 했다.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 보고된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부작용들.
접종 부위의 화농이 외과 수술로 이어지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하기도 했다.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부작용 케이스 다양..안전불감증 벗어나야

반려동물에서 백신접종은 과민반응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개 디스템퍼, 개 파보바이러스,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등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하는 필수 수단인 만큼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접종을 포기해서는 안되지만,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에게 접종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도 이미 다양한 자가접종 부작용 케이스가 보고된 바 있다.

미숙한 주사행위 접종 부위에 화농 형성도 흔하고,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빠졌지만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반려동물이 사망한 케이스는 2017년에도 신고됐다.

수의사가 아닌 일반인 보호자가 약국에서 백신을 사서 접종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하는 이유다. ‘별 일이야 있겠냐’는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으로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할 계획이다. 개정 검토안에는 ‘송이’의 보호자에게 처방없이 판매됐던 반려견 4종 종합백신(DHPPi)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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