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샵 분양때 66만원 결제 후 동물병원 할인 서비스,소비자 피해 증가
한국소비자원, 반려동물 분양·입양 후 소비자피해 사례 공개
펫샵(동물판매업소)과 금전적으로 협력하는 동물병원(일명 연계동물병원)이 수의사법 위반(유인행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연계동물병원 관련 소비자피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을 분양받으면서 동물병원 연계서비스에 가입하고 66만원을 결제했는데, 환불이 불가능했던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한국소비자원, 반려동물 분양·입양 관련 소비자피해 사례 공개
펫샵 연계동물병원 관련 피해가 ‘부가서비스 피해’ 중 1위
한국소비자원이 1일 반려동물 입양·분양과 관련된 소비자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최근 2년 6개월간 총 432건의 반려동물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있었는데, 그중 33건은 입양·분양 관련 부가서비스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부가서비스 피해 사례 건수 1위는 ‘메디케어 서비스’였다. 일명 펫샵 연계동물병원에서 할인을 해주는 서비스다.
반려동물 분양하면서 1년 이상 동물병원 할인 서비스 계약했다가 피해
최대 계약금액 360만원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 부가서비스 이용 관련 피해구제 신청(33건)은 지난해 18건이 접수돼 2018년(6건) 대비 3배 증가했으며, 최근 2년 6개월을 분석하면 ‘메디케어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54.5%(18건)로 가장 많았고, ‘펫시터 용역 서비스’ 24.2%(8건), ‘교육‧훈련서비스’ 21.2%(7건) 등의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부가서비스의 평균 계약금액은 55만원이었으며 최대 계약금액은 360만원에 달했다.
특히, ‘메디케어 서비스’ 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계약’이 92.3%로 대다수였다.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분양하면서 동시에 1년 이상 ‘연계동물병원 할인 서비스’ 계약을 같이 맺었다가 피해를 본 것이다.
주요 피해 사례는 ‘계약해지 및 환급 거부’였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된 6개 업체의 부가서비스 이용 관련 약관 내용을 확인한 결과, 5개 업체에서 ‘계약취소 및 환불이 불가하다’는 조항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연계동물병원 할인 서비스에 대해 “분양일로부터 1~7년간 반려동물 예방접종, 수술 등 각종 치료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서비스 계약으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계속거래’에 해당함에도 계약변경 및 해지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사례를 공개했다.
올해 2월 토이푸들 반려견을 분양받으면서 6년 회원제 메디케어 서비스(연계동물병원 할인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66만원을 결제했는데, 다음날 계약해지를 거절당했던 사례다.
연계동물병원 할인 서비스, 수의사법 위반 소지 다분
펫샵에서 ‘메디케어 서비스’ 제한해도 거절하는 것이 현명
한편, 이른바 연계동물병원은 수의사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분양받은 보호자를 소개해 줄 테니 진료비를 깎아주거나 진료비 일부를 커미션으로 달라는 형태로 연계가 시작되는데, 수의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수의사법 시행령 제20조의 2(과잉진료행위) 제5호는 ‘다른 동물병원을 이용하려는 동물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를 자신이 종사하거나 개설한 동물병원으로 유인하거나 유인하게 하는 행위’를 ‘과잉진료행위’라 규정한다. 수의사가 과잉진료행위를 했을 경우 수의사법에 따라 수의사 면허의 효력이 정지될 수 있다.
수의사 출신 이형찬 변호사는 이 조항에 대해 “보호자 유인행위 금지 조항이라고도 하는데, 동물 건강의 보호·증진, 공정한 동물병원 의료 질서 확립 등을 위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소지가 있는 만큼 소비자의 현명한 대처도 필요하다.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분양받을 때 연계동물병원 서비스 할인을 언급하며 별도의 계약을 요구할 경우 거절하는 것이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