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물병원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벳채널, 헨리유 수의사 초청 코로나19 특별 웨비나 진행
수의사 지식 나눔 플랫폼 벳채널(https://www.vetchannel.co.kr/)이 ‘미국 동물병원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특별 웨비나를 개최했다. 국내 동물병원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역 방안, 협회의 역할 등 여러 시사점을 제공했다.
22일(월) 열린 벳채널 웨비나에서는 Infinity 의료컨설팅 최고자문위원이자 미국 Western University 병원 경영관리 외래교수인 헨리유(Henry K. Yoo)박사가 강사로 나서 ‘COVID-19 상황에 대응하는 미국 동물병원의 사례와 이를 통한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PPE, Curb Side Care로 보호자와 접촉 최소화
현금 결제 아닌 전자 결제 권장
동물병원 스텝 역할 중요
원격상담 적극 활용
헨리유 박사의 동물병원에서는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착용과 Curb Side Care 시스템 도입으로 보호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Curb Side Care는 보호자의 차량에서 반려동물을 전달받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보호자가 사전에 전화 예약을 한 뒤, 이동장에 넣은 반려동물을 차량으로 데려온다. 그럼 Full PPE(마스크, 페이스 쉴드(페이스 가드), 장갑, 가운)를 착용한 스텝이 동물을 받아온다. 운전석에 있는 보호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이동장을 뒷좌석에 놔달라고 부탁하고, 스텝이 뒷좌석 문을 열고 이동장을 꺼낸다.
헨리유 박사는 “동물병원 문을 잠가두기 때문에, 보호자가 (사전 예약 없이) 문을 열고 동물병원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보호자가 꼭 병원 안으로 들어와야 할 때는 방문 전후 소독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PPE 착용을 권한다.
진료비 결제도 현금이 아니라 스마트결제, 계좌입금 등을 활용한다. 현금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처음에 보호자들은 강력한 방역수칙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철저한 방역의식’ 덕분에 병원을 더 신뢰하게 됐다는 게 헨리유 박사의 설명이었다. 실제 헨리유 박사의 동물병원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했다.
점심도 외부에 나가지 않고, 전 직원이 주문배달을 통해 해결한다.
스텝의 역할도 중요하다.
큰 사건(코로나19)이 발생했지만, 철저한 직원 교육을 통해 스텝을 안심시키고 자신감을 갖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팀미팅을 더 자주 하면서, 병원이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논의하고 교육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직원이 자신감을 얻고, 자연스럽게 보호자 응대도 잘 이뤄졌다는 게 헨리유 박사의 설명이었다.
고객들에게도 안내문을 보내서, 동물병원이 코로나19 팬데믹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렸다. 보호자와 전화 상담을 더 자주 하게 되면서,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오히려 스텝-보호자 간의 소통 빈도도 늘어났다고 한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원격상담(*편집자 주 : 강연자는 telemedicine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원격진료보다 상담의 성격이 강해 원격상담으로 번역합니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수의사의 전화상담도 15분 단위로 시간을 정해 비용을 청구한다.
수의사협회 가이드라인 큰 도움
협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헨리유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 협회의 공식 자료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수의사회(AVMA)나 SCVMA(Southern California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등에서 코로나19 대응방안과 보호자 교육 자료를 제공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별도로 제작할 필요 없이 보호자들에게 관련 자료를 안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과연 협회가 얼마나 이런 역할을 했는지 잘 모르지만, 한국 수의사들과 소통을 해보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다.
실제 미국수의사회(AVMA)는 홈페이지에 코로나19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가이드라인과 각종 최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수의사는 보건 분야 전문가로 분류되어 사람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자(vaccinator)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데, 관련 정보도 AVMA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다. 미국 정부의 승인에 따라, 수의사, 은퇴한 수의사, 수의대학생이 사람에게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치과가 필수업종으로 지정되기 전에 이미 동물병원과 수의사를 필수업종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수의사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헨리유 박사는 찰스 다윈의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명언을 언급하며,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