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려견 평균 기대수명 11.23세‥중성화 개체 더 높아
영국왕립수의과대학 연구진 VetCompass 진료기록 30,563건 분석
영국왕립수의과대학 연구진이 반려견 수명에 대한 대규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0세령 반려견의 평균 기대수명은 11.23년으로 중성화한 경우 더 높았다.
영국왕립수의과대학 댄 오닐 교수팀은 연령별 기대수명과 죽음 확률(probability of death)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VetCompass 프로그램이 보유한 영국 내 반려견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2016년 1월 1일부터 2020년 7월 31일까지 죽은 것으로 기록된 개 30,563마리를 분석했다.
VetCompass는 역학 연구목적으로 영구의 1차 동물병원으로부터 비식별화된 진료기록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이다. 품종, 출생일, 성별, 중성화 여부 등의 동물 정보와 진단명, 치료기록 등을 포함한다.
그 결과 만0세령의 평균 기대수명은 11.23년으로 분석됐다. 암컷(11.41)이 수컷(11.07)에 비해 오래 살 것으로 기대됐다.
조사개체가 상대적으로 많은 18개 품종별 기대수명도 분석했다. 비글, 시츄, 치와와, 코커스페니얼, 요크셔테리어 등 한국에서 친숙한 품종도 포함됐다.
만0세령 기준 가장 긴 평균 기대수명을 보인 품종은 잭 러셀 테리어(12.72년)였다. 요크셔테리어(12.54년), 보더콜리(12.1년)가 뒤를 이었다.
반면 단두개종이 대체로 짧은 평균 기대수명을 보였다. 프렌치 불독이 4.53년으로 가장 짧았다.
중성화된 개체의 기대수명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암컷의 경우 수컷보다 중성화로 인한 기대수명 증가효과가 더 컸다.
연구진은 “중성화로 인한 기대수명 변화는 신중히 해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성화가 자궁축농증 등 여러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보호자가 더 책임있게 양육한다는 점을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가 일본에서 펫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비해 짧은 기대수명을 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본 연구에서 만0세령 평균 기대수명은 13.7년으로 이번 영국 연구에 비해 2.47년 길었다.
연구진은 보험에 가입된 개가 더 좋은 수의학적 관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안락사에 대한 양국의 문화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을 관련 요인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특정 집단의 기대수명과 죽음 확률을 정기적으로 분석하면 전반적인 보건·복지 수준의 변화를 평가할 수 있다”며 “향후 VetCompass 데이터를 활용해 개·고양이의 기대수명을 함께 분석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