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유 한 상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가 원숭이두창(monkeypox) 의 확산으로 또 다시 한번 동물에서 유래한 감염병, 즉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감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며 인류의 흥망성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감염병은 그 시대의 기후,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발생했다. 인류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전 세계는 지난 2년 동안 동물 유래로 추정되는 신종감염병인 SARS-CoV-2 팬데믹으로 인해 신종 감염병이 인류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측면으로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온 몸으로 체험했고, 현재도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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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발표에 따르면 사람에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은 약 200여 종에 이르고, 이중 약 70%는 발생이 동물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동물은 생태계의 서식 및 사육목적에 따라 농장동물, 반려동물, 야생동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나, 같은 종류 내에서도 동물 개체에 따라 사람과의 접촉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동물 종류에 따른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감염으로 인해 인류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반려인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관련 산업 또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 개체 수 증가는 관련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 개체 수 증가에 따른 사람으로의 질병 전파, 즉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증가의 위험성에 대하여는 간과 (看過)하고 있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최근 국내의 많은 연구 결과들이 동물과 사람에서 다양한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성에 대한 국내 대비책은 어떨까?
반려동물 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안전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어떨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첫째, 현재 국내 발생 가능한 반려동물 유래 인수공통감염병의 종류조차 모를 정도로 현실적인 대책이 전혀 없다.
고전적인 질병이거나 급성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병에 대해서는 일부 관심이 있지만,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질병은 관심 밖의 일이다.
또한 사람에서 동물로 전파될 수 있는 역(逆)인수공통감염병(Reverse zoonosis)들에 대하여는 관심이 전무한 상태로 생각된다.
이러한 감염병은 동물을 통해 사람간의 전파를 확신시킬 수 있는 전파 고리가 될 수 있으며, 사람에 의해서 반려동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현재 동물보호법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 이는 동물관련 다양한 법·규정을 재·개정하여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관련 산업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 중인 동물보호법에 동물의 감염병, 특히 인수공통감염병 관련 내용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동물과 동물의 보호자 (반려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러한 부분의 적극적인 반영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법·규정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조직, 예산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 제정된 법·규정을 잘 준수하고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인 반려인들이 이러한 내용을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수적이다.
감염병의 예방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실천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이는 COVID-19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직접 경험했다.
감염병의 원인체는 매우 다양하고, 여러 곳에서 올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고 있으며, 쉽게 손이 닿는 곳에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감염병의 예방은 실천적 예방이 중요한 것이다. 이를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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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증가, 소득 증대, 사회 변화 특히 가족문화의 변화를 고려하면 반려동물 및 반려인의 증가와 이에 따른 관련 산업 발전이 이어질 것은 명확하다.
이를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여 줄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러한 시스템 중 중요한 것이 감염병, 특히 인수공통감염병의 관리체계다.
그 관리체계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동물-환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바탕으로 감염병에 대응해야 한다.
야생동물유래로 추정되는 신종감염병인 SARS-CoV-2 팬데믹이후 감염병에 대한 원헬스적 접근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방역정책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려동물에도 적극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반려동물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유래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법·규정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원헬스적 접근을 통한 반려동물의 종합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개발, 일반 국민들이 실천할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