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마취 개선 위해 100번 만나 함께 고민했다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이안동물의학센터, 월례 합동 세미나 100회째 맞아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담당교수 이인형)와 이안동물의학센터(대표원장 이인)의 합동 마취 세미나가 100회를 맞이했다. 2010년경부터 매월 한 번씩 열린 합동 세미나는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다.
12일 서울대 수의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인형 서울대 교수는 “서로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산학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서울대 이인형 교수팀은 2007년 당시 국내 유일의 수의과대학 마취통증의학과로 만들어졌다.
CT·MRI 촬영 의뢰를 받는 전문병원인 이안동물의학센터는 내원하는 환축 전부를 마취하는 동물병원이다. 영상의학적 진단 못지 않게 마취 역량을 키우는데 관심을 가져야만 했다.
이인형 교수와 이인 원장이 합동 세미나를 시작한 것은 2010년경. 이후 10년 넘게 월례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이안동물의학센터는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의 발전된 마취 프로토콜과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신경계 환축을 비롯한 다양한 케이스의 영상 촬영에 필요한 마취 노하우와 교육 기회를 확보했다.
세미나는 양측의 수의사와 스탭이 월별로 2~3건의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취사고 케이스에 대한 토론부터 마취 프로토콜 체계화, 각종 질병에 걸린 환축에 대한 마취 요령까지 다각도로 조명했다.
이인 원장은 “서울대와의 합동 세미나를 기반으로 이안의 마취 체계도 크게 발전했다”고 회고했다.
영상 전공 수의사가 마취까지 도맡던 시절을 벗어나, 국내 최초의 마취통증의학과 졸업생이 입사하면서 변화가 본격화됐다. 현재는 마취팀을 별도로 두고 마취통증의학 전공자가 마취 관리에만 집중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단순한 전마취제와 호흡마취만 실시하던 것에서 벗어나 마약류를 포함한 각종 전처치 약물을 도입하고 모니터링 장비도 확충됐다.
사망 외에도 마취회복에 문제가 있는 케이스까지 별도로 관리하고, 문제 환축과 연관된 진료진 전부가 참여하는 컴플리케이션 리포트 작성과 통계화 시스템까지 마련했다.
그만큼 마취사고도 줄었다. 이인 원장은 “마취 전공자뿐만 아니라 행정팀을 포함한 이안의 모든 직원이 함께 노력해 이룬 성과”라며 “앞으로도 더 안전하고, 더 깊은 수준의 마취가 목표”라고 말했다.
손원균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임상교수는 “더 안정적이고, 더 안전하고, 더 체계적인 마취가 목표”라며 “이안과 마취통증의학과가 함께 발전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인 원장은 “앞으로도 200회, 300회가 될 때까지 매월 합동 세미나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안의 미션은 ‘생명에 희망을’이다.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력∙재원을 계속 투자하는 것은 결국 1마리의 환축을 더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