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경쟁, 6대광역시도 치열한 곳은 서울 강남 못지 않다
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울산 6대 광역시 동물병원 개원 동향 분석
6대광역시의 동물병원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광역시만 최근 폐업건수가 개업건수를 앞질러 눈길을 끌었다.
신규 대비 폐업 비율, 5년 생존율 측면에서는 광주광역시가 가장 양호한 환경을 보였다. 대전과 부산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개원한 동물병원의 5년 생존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6대광역시 내에서도 동물병원이 많고 개원이 활발한 곳은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이들 지역의 5년 생존율은 서울 강남(57%) 못지 않게 낮다. 인천 연수구, 대전 서구, 부산 해운대구·부산진구, 울산 남구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인천 폐업강도 둔화..최대 격전지는 연수구
수도권에 속한 인천은 6대광역시 중 부산 다음으로 많은 동물병원이 위치하고 있다. 2022년말 기준 227개 병원이 운영 중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동물병원 개업 62건, 폐업 37건으로 60%의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을 기록했다.
특정기간의 폐업건수를 개업건수로 나눈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은 동물병원 숫자의 증감을 반영한다.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이 100%를 넘으면 전체 숫자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동물병원 개·폐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서구다(개19/폐9).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연수구로 4년간 11개소가 순증했다.
인천시내 자치구 중에서는 동구의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이 유일하게 100%를 초과했지만, 애초에 동물병원이 4곳 밖에 없는 지역이라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인천에서 동물병원이 많은 자치구는 남동구·서구·연수구·부평구로 꼽힌다. 이들 지역 모두 최근 4년간 동물병원 숫자가 늘어났다.
인천의 누적폐업비율도 2019년 7%에서 2022년 1.7%로 감소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폐업강도가 둔화된 셈이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인천에서 개원한 동물병원 137개소의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74.5%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74.3%)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치구 중에서는 연수구의 5년 생존율이 61.5%로 가장 낮았다. 2019년 이후 인천시내에서 동물병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자치구도 연수구다. 도서지역인 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하면 2022년말 기준 동물병원당 등록견 숫자도 연수구가 가장 낮다(625마리).
인천에서는 연수구가 가장 격전지인 셈이다.
대전, 최근 4년간 동물병원 증가세 +7 그쳐
개폐업 가장 활발한 서구, 5년 생존율은 서울 강남보다 낮아
대전의 동물병원 증가폭은 크지 않다. 2019년부터 4년간 7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은 68%를 기록했다.
개·폐업이 가장 활발한 자치구는 대전시 서구다(개7/폐6).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자치구는 유성구로 4년간 6개가 증가했다.
대전은 이들 서구와 유성구에 전체 동물병원의 2/3이 집중되어 있다. 나머지 대덕구·동구·중구는 동물병원 숫자가 대체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대전에서 개원한 동물병원 83개소의 5년 생존율은 69.9%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자치구별로는 개폐업이 가장 활발한 서구의 5년 생존율이 가장 낮다(54.8%).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57%)보다도 낮은 수치다.
고른 증가세 보인 대구, 5년 생존율도 양호
2019년부터 4년간 대구 동물병원의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은 60%를 기록했다. 42곳이 문을 열고, 25곳이 문을 닫아 17개 병원이 늘어났다.
대구에서는 최근 4년간 동물병원이 줄어든 자치구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구에서도 동물병원이 집중된 달서구·수성구·북구에서도 동물병원은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개·폐업이 가장 활발한 자치구는 달서구다(개9/폐6). 북구와 수성구도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대구에서 개원한 동물병원 112개소의 5년 생존율은 80%로 나타났다. 서울·경기나 타 광역시에 비해 좋은 편이다.
자치구별로는 대구시 남구에 개원한 동물병원의 5년 생존율이 50%, 중구가 63%로 낮은 편이었다. 이 둘 모두 동물병원이 10개 안팎으로 많지 않은 지역이다.
반면 개업이 많은 수성구나 달서구 모두 같은 기간 80%대의 높은 5년 생존율을 보였다.
부산은 서울과 경기 사이?
개원 많은 해운대구·부산진구, 5년 생존율 낮아
부산은 6대 광역시 중 동물병원도 가장 많고, 개폐업도 가장 활발했다. 2022년말 기준 부산시내 동물병원은 278개소다. 2위인 인천보다도 50여개가 많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부산시내 동물병원의 순증폭은 24개소였다(개64/폐40).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은 63%를 기록했다.
부산에서 4년 내내 동물병원이 늘어난 곳은 동래구가 유일하다. 이 기간 증가폭도 부산시 자치구 중에 가장 컸다(+6).
부산시에서 가장 동물병원이 많고(44개소), 개폐업이 활발한 곳은 해운대구다. 동물등록제상 등록된 개도 27,469마리로 부산 자치구 중에서는 가장 많았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에서 개원한 동물병원 187개소의 5년 생존율은 7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68.5%)과 경기(74.3%)의 중간 수준인 셈이다.
해당 기간 자치구별 개원건수는 해운대구가 47개소로 1위, 부산진구가 22개소로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5년 생존율은 각각 53%와 50%로, 서울 강남구보다 낮았다.
신규 대비 폐업 비율 가장 낮고, 5년 생존율은 가장 높은 광주
광주는 타 광역시 대비 양호한 지표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2019년부터 4년간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은 33%에 그쳐 나머지 광역시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만 해당 기간 개업한 동물병원이 30곳, 폐업한 병원이 10곳으로 개폐업 규모가 타 광역시에 비해 작았다.
광주에서 가장 개폐업이 활발한 곳은 광산구다(개11/폐3). 북구가 그 뒤를 이었다(개9/폐3).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광주에서 개원한 동물병원 60개소의 5년 생존율은 83%를 기록했다.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광주광역시 서구는 이 기간동안 16개 동물병원이 개원해 100%의 5년 생존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개 이상의 동물병원이 개원한 광역시내 자치구에서 5년 생존율 100%를 기록한 곳은 광주 서구가 유일하다.
울산, 6대 광역시 중 유일한 감소세..2022년 개업 ‘0’
타 광역시와 울산은 달랐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울산에서는 개원보다 폐업 건수가 더 많았다.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은 157%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동물병원 숫자가 감소한 광역시는 울산이 유일하다. 특히 2022년 들어 개업한 병원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울산은 2022년말 기준 인구가 111만으로 광역시 중에 가장 작다. 동물병원 숫자도 73개소로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적다. 최근 4년간 개폐업 규모도 나머지 5개 광역시 평균의 1/4 수준이다.
자치구별로도 동물병원이 늘어난 지역은 한 곳도 없다. 울산광역시 자치구 중에서 동물병원이 가장 많은 남구가 개폐업도 가장 활발하다(개3/폐5).
반면 5년 생존율은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울산에서 문을 연 동물병원 50개소의 5년 생존율은 평균 74%를 기록했다.
다만 여기서도 동물병원과 개원이 많은 남구의 5년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59%).
이승진 울산시수의사회장은 “코로나19 당시 경기가 나쁘지 않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둔화되는 것은 타 지역과 비슷하다”면서 “울산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조그만 차이에도 변동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