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 “V-clamp 수술 5마리 해보니 초소형견도 가능”
체중 2.5~6.2kg 만 10~12세 환자 5마리에 V-Clamp 수술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가 개 심장병의 새로운 수술법인 V-clamp를 5마리 환자에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퇴행성 이첨판폐쇄부전증(MMVD)은 가장 흔한 반려견 심장질환 중 하나다. 표준치료법은 개심수술이지만, MMVD 개심술을 받기 쉽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V-Clamp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V-Clamp 수술은 이첨판막 성형술을 목적으로 개발된 hybrid 수술법(외과수술+중재시술)이다.
콜로라도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Chris Orton 교수(심장외과)가 2023년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0마리의 개에게 하이브리드 인터벤션 수술을 통해 V-clamp를 장착한 결과, 95% 이상이 안전하게 퇴원했고 개심술에 비해 회복 기간이 짧고 회복률이 높았다고 한다.
V-clamp는 현재 체중 5kg 이상의 MMVD stage B2~C 환자에게 추천된다.
체중 2.5~6.2kg 만10~12세 환자 5마리에 V-Clamp 장착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에서 V-clamp를 적용한 환자(5마리)의 체중은 2.5~6.2kg 사이였고, 연령은 만 10~12세였다.
이 중 세 마리는 MMVD stage C단계였는데, 판막의 길이와 두께, 판막 사이의 거리 등을 고려했을 때 V-clamp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됐다. 마취도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V-Clamp 수술 후 역류의 현저한 감소가 확인됐고, 모든 환자가 수술 이후 심장초음파상 MMVD stage가 개선된 상태가 유지되어 이뇨제를 끊거나, 심지어 전체 심장약을 끊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 마리는 수술 10일 후 한쪽 앞다리에 혈전이 발생하였으나 항혈전제에 바로 개선됐다.
한 환자는 MMVD stage D 단계였고, 한계치 이상의 이뇨제로만 생명 유지가 가능한 상태였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측은 이 환자의 판막 사이 거리가 너무 커서 동물용 V-clamp의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사이즈 V의 인의용 V-clamp를 적용했다. V-clamp 장착은 안정적으로 성공했고, 이첨판 역류도 현저히 감소했으나, 마취 도입 때부터 발생한 지속적 저혈압과 심박출량 감소가 수술 후에도 이어지면서 수술 2일째에 사망했다.
또 다른 환자는 체중 2.5kg의 말티즈였다. MMVD stage C였지만 심장의 리모델링이 진행되지 않아 심비대가 없었다. 그러나 판막의 prolapse 및 퇴행성 변화가 심해 역류량이 상당했고, 폐부종도 지속되던 환자였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이 환자는 이뇨제 적용 시 신장 수치가 점점 상승하는 반응을 보여 수술을 결정했다”며 “인의와 수의를 통틀어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9mm 직경의 초소형 경식도초음파 프루브(GE Vivid 9VT-D TEE probe)를 사용해 V-clamp를 안정적으로 장착했고, 이후 이뇨제를 중단한 뒤 수술 4일차에 퇴원했다”고 전했다.
5마리의 V-clamp 장착은 모두 성공적이었고 수술 중 사망 사례는 없었으나 MMVD stage D 환자만 2일째에 사망했다.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 측은 “심각한 기능부전 상태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마리 환자는 좋은 예후를 보였으며, 3마리는 수술 3일 차에, 1마리는 수술 4일 차에 퇴원했다. 모두 식욕이 좋은 상태였고, 바로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활력도 좋았다고 한다.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심장 수술은 혈압과 혈전 및 출혈, 부정맥 등에 대한 집중관리를 요하는데, MMVD stage B2~C에서 V-clamp 장착은 성공적으로 심장약을 줄이거나 끊게 하고 증상의 현저한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에 제시된 기준인 5kg보다 작은 초소형견종에서도 성공적 수술이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엽경아 KAMC 인터벤션&MIS 센터장은 “V-clamp 수술은 팀워크로 하는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술야가 아닌 ‘초음파 영상’이 술야가 되는 만큼, 술자와 영상의의 협력이 중요하고, 심장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빈맥, 부정맥, 저혈압 등을 마취팀이 잘 컨트롤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술 후에도 혈전과 빈혈, 술후 부정맥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필요한 처치를 늦지 않게 해야 한다.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V-clamp는 개심술에 비해 덜 침습적이고 회복도 빠른 방법이지만, 개심하여 판막을 성형하는 수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며 “사람에서는 개심술이 중증이첨판폐쇄부전증의 표준 치료이고, 수술이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만 V-clamp와 흡사한 MitraClip을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존에 추천되는 체중 기준(5kg 이상)보다 작은 개들이 많기 때문에, 작은 개에서의 V-clamp 수술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V-Clamp 수술 환자들의 장기간의 팔로우업 결과를 추후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