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고양이도 급성 중독 시 혈액관류 치료 가능해진다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혈액투석·신장비뇨기센터, 동물전용 혈액관류 장치 도입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혈액투석·신장비뇨기센터(센터장 안운찬)가 소형견, 고양이의 혈액관류(hemoperfusion) 치료에 필요한 동물전용 장치(column)를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체외순환고리를 형성할 때 요구되는 혈액량을 줄여 보다 안전하게 혈액관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상 ‘혈액투석’으로 일컫는 체외혈액정화치료에는 혈액투석(hemodialysis) 외에도 혈액여과(hemofiltration), 혈액관류(hemoperfusion), 혈장교환(TPE) 등 다양한 방법론이 포함된다.
이중 혈액관류는 환축의 피를 체외로 순환시키면서 활성탄이나 교환수지로 충전된 카트리지를 통과하게 하면서 혈액 속의 특정 물질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일반적인 혈액투석이 비교적 작은 분자량의 수용성 물질을 제거하는데 비해, 혈액관류는 수용성뿐만 아니라 지용성 물질 및 단백질과 결합한 물질까지 흡착, 제거가 가능하다. 또한, 일반 혈액투석보다 분자량이 큰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다.
가령 반려견이 사고로 이부프로펜(ibuprofen)을 다량 섭취해 약물중독 증상을 보이는 경우 일반적인 혈액투석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이부프로펜의 분자량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체내에서 99% 혈중 알부민과 결합한 형태로 존재하게 되므로 알부민과 결합한 이부프로펜은 혈액투석으로 제거하기엔 분자량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때 혈액관류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안운찬 센터장은 “급성 중독 환축에 대한 기존 치료는 구토 유발, 활성탄 투여, 강제 이뇨 등 흡수를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서 “하지만 흡수 억제에 실패했거나 해독제가 없는 물질, 단백질과 결합하는 성질이거나 내인성 청소율이 낮은 물질에는 혈액관류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결합능이 높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뿐만 아니라 암로디핀(amlodipine),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페노바르비탈(phenobarbital), 와파린(warfarin) 등의 약물 중독도 혈액관류로 대응할 수 있다. Cytokine, 내독소, bilirubin 등의 제거가 가능하여 패혈증, 열사병 등도 대응할 수 있다.
문제는 기존에 국내에서 구할 수 있던 혈액관류 장치의 용량이 260ml로 크다 보니 소형견이나 고양이에 쓰기 부담스러웠다는데 있다.
혈액관류를 위해 체외순환고리를 형성하는데 요구되는 혈액량(priming volume)만큼 환축의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셈이라 용량이 클수록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동물병원 투석센터가 도입한 Aimalojic社 V100 카트리지와 Cytosorbent社 VetResQ 카트리지는 동물전용 제품으로 priming volume이 15~50ml 수준이다. 그만큼 체외순환혈액량을 낮게 유지할 수 있어 애초에 전신순환 혈액량이 작은 소형견이나 고양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활성탄소나 다공성 폴리머 구조의 카트리지로 기존 구형 활성탄의 단점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안운찬 센터장은 “반려동물의 약물중독 사고가 흔한 미국 등에서는 동물에 대한 혈액관류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간 기기의 한계로 소형견이나 고양이에서 많이 시도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동물전용 기기 도입으로 해독제가 없는 심각한 급성 중독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