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동물의료센터, 반려견 이첨판폐쇄부전증 개심술 성공
5kg 말티즈 MMVD 환자에 심폐체외순환 하 이첨판성형술 시행
넬동물의료센터가 반려견 이첨판폐쇄부전증(MMVD)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체외순환 하 개심술(이첨판 성형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반려견 개심술(Open-heart Surgery)은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김대현 교수팀에서만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이번에 넬동물의료센터도 수술에 성공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은 국내 반려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심장질환이다. 이첨판 성형술(승모판성형술, mitral repair)로 수술을 시도할 수 있는데, 김대현 교수가 2020년 헬릭스동물의료센터(헬릭스동물심장수술센터) 재직 시절 수술에 성공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반려견 이첨판 성형술이 진행된 적은 없었다. 때문에, 많은 보호자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반려견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으며, 현재도 일본에서 수술받는 사례가 있다.
이첨판 성형술(승모판성형술, mitral repair)은 인공 건삭 재건술(인공 힘줄끈 재건술, artificial chordae implantation)과 이첨판륜 성형술(승모판고리 성형술, mitral annuloplasty)을 통해 이뤄진다. 심폐체외순환(CPB, cardiopulmonary bypass)을 통해 심장을 정지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고난도 수술이다.
넬동물의료센터의 엄태흠 수의사는 2020년 국내 최초 개심술에 성공한 헬릭스동물심장수술센터에서 김대현 팀의 외과 치프를 맡았었다. 당시 수술을 받았던 환자 중 일부는 주치의였던 엄태흠 수의사에게 지금도 진료를 받고 있는데, 기대 수명이 1~2개월에 불과했던 stage D MMVD 환자들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다고 한다.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사망했을 심장질환 환자들이 오랫동안 생존하는 것을 보며 개심술의 필요성을 느낀 넬동물의료센터는 2년여 전부터 수술을 준비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5kg의 10살 말티즈(중성화수컷)로 지역 동물병원에서 심장병 진단을 받고 1년 정도 약물 관리를 받았었다. 이후 재발성 폐수종을 겪다가 지난해 9월 넬동물의료센터에 응급내원했다.
넬동물의료센터는 “환자는 이첨판의 Anterior Leaflet과 Posterior Leaflet 모두 심한 변성이 있었고, 건삭은 완전히 파열되어 있었으며, 심각한 MR을 보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동맥역류, 폐고혈압, 만성신부전까지 진단되어 수술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외과적 교정 없이는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첨판 성형술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수술은 지난해 12월 31일에 진행됐다. 심폐체외순환을 통한 70여 분간의 심정지 상태에서 인공건삭 재건술과 이첨판륜 성형술을 통한 이첨판 성형술이 진행됐다.
수술 후 환자는 mild한 MR만 남은 상태로 판막 기능을 회복했으며, 수술 후 7일 차에 식욕, 활력, 호흡이 모두 양호해 퇴원했다. 넬동물의료센터는 “심근 리모델링 완료 이후 더 이상 심장약 복용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수술은 넬동물의료센터에서 처음 시도한 개심술이었다. 넬동물의료센터는 2년여에 걸친 준비로 첫 이첨판 성형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다.
넬동물의료센터는 “심폐체외순환 하 개심술은 고도로 전문화된 수술팀, 첨단 의료장비, 심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의료진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번 성공은 국내 수의사들의 전문성과 기술이 국제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환자가 높은 수준의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