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개 58만마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순종견이 교배종(crossbreds)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배종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통념과 차이를 보인 셈이다.
순종 안에서는 크기나 두상형태에 따라 다양한 수명을 보였다. 미니어처 닥스훈트처럼 장두종 소형견의 기대수명이 가장 길고, 단두종 중형견의 기대수명이 가장 짧았다.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도그스 트러스트(Dogs Trust) 커스틴 맥밀런 박사팀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 수명 관련 데이터 분석 결과를 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보고했다.
순종이 교배종보다 오래 사는 경향
소형 장두종 길고, 중형 단두종 짧고
연구진은 순종·교배종 여부와 체구, 성별, 두상형태 등 다양한 요인이 개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확보했다.
품종등록기구와 수의과대학, 동물보호단체, 반려동물보험사 등 18개 기관에서 개 584,734마리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여기에는 사망한 개 284,734마리의 기록이 포함됐다.
이들 데이터는 155개 품종의 순종 또는 교배종으로 분류했다. 순종이 47만마리로 교배종(11만)보다 많았다. 순종견 품종들은 다시 몸 크기, 두상형태 등으로 세분화했다.
수집된 데이터 전체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12.5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순종과 교배종의 차이는 뚜렷했다. 순종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12.7년으로 교배종(12.0년)보다 더 길었다.
교배종과 비교하면 순종견의 155개 품종 중 73종(47.1%)이 더 긴 중앙값 추정치를 제시했다. 교배종보다 짧은 품종은 40종(25.8%)에 그쳤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는 순종견의 기대 수명이 교배종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됐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달랐다”고 전했다.
다만 수집된 데이터들 중 수의진료와 연관된 데이터에서는 순종견이 교배종보다 더 광범위한 수의학적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순종견들 사이에서는 크기와 두상형태에 따라 기대수명이 달랐다.
작은 체구의 장두형(small dolichocephalic) 품종이 중앙값 13.3년으로 가장 긴 기대수명을 보였다. 휘핏이나 미니어쳐 닥스훈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잉글리시 불독과 같은 중형 단두종(medium brachycephalic)의 기대수명은 9년대로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보호자들에게 반려견과 얼마나 오래 함께 지낼 수 있는지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생산자, 정책당국자 등이 반려견의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순종견의 개체군 관리는 환경과 위치에 영향을 받는 것인만큼 영국이 아닌 타국의 반려견 개체군의 수명을 평가하는데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리포트 온라인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