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수의대 정원감축은 반려동물임상 포화문제 해결책 아니다`
김옥경 회장, 대동물임상∙관련산업∙공직분야 수의사 처우 개선 통해 쏠림 현상 막아야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이 23일 대한수의사회 임원워크샵에서 수의사 포화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반려동물임상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수의사 포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의대 정원감축이 아닌 타 분야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김옥경 회장은 “재선과정에서 반려동물임상에 종사하는 대의원이나 지부 회장들로부터 정원 감축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면서도 “정원을 감축하기보다는 각 분야별로 수의사들이 골고루 수급될 수 있는 적정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반려동물임상에 포화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최근 배출되는 수의사들이 과도하게 집중됐기 때문”이라며 “이에 반해 산업동물임상은 신규수의사 공급부진으로 노령화 현상이 심각하고, 동물용의약품 등 산업계에도 수의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임상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수의사 처우를 개선함으로써 쏠림 현상을 간접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수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산업동물임상연수원 건립 및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 동물용의약품 관련 법제 개편, 가축위생시험소법 신설을 통한 지자체 수의조직 강화 등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김옥경 회장은 전날인 22일,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출범식에서도 각 대학 학장 등 전국 수의대 집행부 앞에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해 선거 과정 중 일부 지부 수의사회에서 ‘정원 감축’에 대한 공약이 있었지만, 이는 대수 차원의 공약이 아니라는 것.
김 회장은 “수급 적정화를 위해서는 수의과대학이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수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의과대학과 대한수의사회 사이의 소통∙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데일리벳에서 진행한 수의대 정원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수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대답이 78%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미국, 유럽 등 수의선진국과 비교할 때, 인구수나 동물수에 비해 수의과대학 수와 매년 배출되는 수의사의 수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한 수의과대학 교수는 “많은 대학에서 수의과대학이 가지는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정원을 감축하는 것에는 현실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 “설령 정원을 줄인다 해도 반려동물임상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반려동물임상 분야로의 쏠림 현상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