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온동물병원,개인사업자 원장 위탁 운영 체제로 전환
DBS 수의사 전원 퇴사 후 개인원장 소속으로..운영 효율성 제고·수의사법 개정 대응 수순
이리온동물병원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의료부문이 디비에스주식회사에서 분리돼 위탁계약 형태로 운영된다.
최근 ‘법인 명의로 개설된 이리온동물병원 5개 직영점(대치∙상암∙송파∙일산∙청담)을 수의사 명의의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임상가 사이에 ‘디비에스주식회사가 동물병원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2010년 설립 후 아직 흑자로 돌아서지 못하고,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리온동물병원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이리온동물병원은 계속 운영되며, 직영점의 수의사 명의 전환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나 이리온몰 등 부대사업도 계속 추진된다.
이리온동물병원 문재봉 대표원장은 “직영 동물병원의 법인 명의는 그대로 유지하되, 수의사 원장이 개인사업자로서 운영을 위탁 받게 된다”고 밝혔다.
서비스 부문과 의료 부문을 분리해 서비스 부문은 본사직영을 유지하고, 의료부문 운영의 전반을 개인 원장에게 위탁하는 형태로 변경되는 것. 일종의 아웃소싱 형태다.
기존에도 동물병원 운영은 문재봉 대표원장 이하 각 지점 원장들이 맡았지만, 그 소속이 바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이번 전환에 따라 디비에스주식회사 소속 직원이던 직영 동물병원의 수의사 50여명은 7월 31일부로 전원이 퇴사한 후 각 지점을 위탁 운영하는 개인 원장과 계약하게 된다.
직영점에 고용된 형태에서 위탁 사업으로의 큰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본사와 지점 원장 간의 갈등이 초래되기도 했다.
전환 과정에서 본사와 갈등을 빚은 모 수의사는 “비록 적자였지만 지난해 매출목표를 큰 폭으로 초과해 인센티브까지 받았음에도, 올해 갑자기 일방적으로 운영체제 전환이 결정됐다”면서 “적자탈피를 위한 체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수의사 명의 전환을 놓고도 여러 차례 방침이 변경되는 등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본사가 흑자전환까지 좀더 기다려주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함도 토로했다.
문재봉 대표원장은 “3년 간 병원을 운영한 결과 ‘회사가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영리법인 동물병원 개설을 제한하는) 수의사법이 개정된 것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측면도 있었다”고 전환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전환을 두고 ‘본사가 개인 원장에게 병원 경영상 손실을 전가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리온동물병원의 경영상 손실폭을 개인 원장이 책임지게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이리온동물병원 측은 “위탁 운영 원장과 본사가 매출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초과할 경우 일정 부분 이득을 볼 수 있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도 어느 정도까지는 본사가 보전해준다”고 해명했다.
자세한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문재봉 원장은 “각 지점마다 병원 환경과 운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위탁 조건은 지점마다 다르다”면서 “대체적으로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목표로 했으며 원장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전환 과정에서 그 조건을 두고 일부 지점 원장과 본사 간의 의견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원장이 전환 조건에 동의하지 않은 지점의 경우 문 원장이 직접 위탁 운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봉 원장은 “수의사법 개정으로 (이리온동물병원이) 언젠가는 수의사가 병원의 주인인 형태가 될 것이며, 이번 전환은 그 과도기에 있는 것”이라며 “사업형태를 전환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