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수의사회,동물병원 표준진료시간 도입 논의 본격화
‘기준 8시, 기본진료비 2배 야간할증’ 권고안..이사회∙분회 의견수렴, 올 겨울 도입 목표
서울시수의사회(회장 손은필)가 표준진료시간 도입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서울시수의사회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김승길)는 21일 회의를 열고 최근 서울시내 동물병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 도입 권고안을 마련했다. 권고안을 바탕으로 서울시수의사회 이사회와 분회에서 도입방법과 시기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성남, 광주 등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동물병원 표준진료시간은, 정규진료시간 기준을 정하되 강제적으로 해당 시간에만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며 이외의 시간에는 야간진료에 대한 할증을 받는 제도다. 1~2인 소형 동물병원은 비효율적인 장시간 진료를 지양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진료시간이 긴 중∙대형 동물병원과도 상생한다는 목적이다.
현재 마감시간 8시 최다..표준진료마감시간 기준, 과반 이상 7시 원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서울시내 800개 동물병원 중 534개 병원이 참여해 66.8%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조사결과 현재 진료마감시간이 오후 8시인 동물병원이 가장 많았지만, 표준진료시간 기준으로는 오후 7시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응답 동물병원의 현재 진료마감시각은 8시가 38%로 가장 많았고 9시가 22%, 10시와 24시간운영이 각각 13%로 뒤를 이었다. 원하는 표준진료시간 기준은 7시가 51%를 차지, 과반이 넘는 응답자의 찬성을 얻었고, 8시가 36%로 뒤를 이었다.
시간외진료비 할증적용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일정 금액을 야간할증 진료비 명목으로 청구하자’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지만 ‘일정 %의 할증요율을 정하자’는 응답자가 35%, 두 가지 방법을 같이 쓰자는 응답자도 25%를 기록했다.
‘참여율이 도입성공 핵심’..8시 기준, 기본진료비 최소 2배 야간할증 권고안
권고안에 대한 의견수렴 후 최종 도입안 마련 계획..시범사업 등 연착륙 방안 협의
이날 회의에서 동반성장위원회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표준진료시간 도입 권고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사회와 분회를 통해 권고안에 대한 의견수렴 및 조정과정을 거쳐 표준진료시간 도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표준진료시간 도입 성공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병원이 참여하는지 여부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보다 많은 병원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권고안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
한 동반성장위원은 “강력한 개혁보다는 보다 편하게 따를 수 있는 수준으로 시작해 각 병원이 ‘서로가 지킨다’는 신뢰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권고안으로 현재 가장 많은 병원에서 채택하고 있는 진료마감시간인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삼되,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일반 야간진료와 24시간 병원의 심야진료를 구분하기로 했다.
할증방안은 설문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협의 과정이 더 필요하지만, 기본진료비를 낮시간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받는 방법을 권고안으로 채택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표준진료시간 도입이 상대적으로 진료가 줄어드는 겨울철이 적당하다고 보고, “가을 광견병 관납접종 시기를 즈음해 열리는 각 구 분회모임을 통해 홍보 및 의견수렴을 진행한 후, 구체적인 도입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 정비와 연착륙을 위한 시범사업 진행 등 구체적인 도입 방법을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김승길 동반성장위원장은 “몇 년 전에도 서울시수의사회 차원의 진료마감시간책정을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충분한 교감과 상호 합의과정이 생략됨으로 실행과정에서 많은 저항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수의 의료 공동체가 동반성장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상호 약속이 표준진료시간인 만큼 더 이상 미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회원 동물병원의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