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시 마감 동물병원 가장 많아..절반 이상 7시로 단축 원해

서울시내 동물병원의 절반 이상이 오후 8시 혹은 9시에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원장들이 현재보다 진료시간을 더 단축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수의사회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김승길)가 서울시내 동물병원장을 대상으로 15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534개 동물병원이 참여, 67%에 달하는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 현재 진료마감시간은 오후 8시가 37.9%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9시, 10시, 7시 순을 기록했다. 8시와 9시에 마감하는 동물병원이 약 60%를 차지했다.

현재 오후 7시에 마감하는 동물병원은 9%에 불과했지만, 희망하는 진료마감시간을 7시로 응답한 원장은 273명으로 과반(51%)을 기록했다.

또한 현재 오후 9시 이후에 마감하는 동물병원이 36.7%인데 반해 9시를 희망 진료마감시간으로 응답한 원장은 5%에 그쳤다.

설문조사에 임한 원장이 희망하는 표준진료마감시간을 선택할 때, 현재 진료마감시간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이른 시간대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부분의 원장이 진료시간 단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긴 진료시간에 허덕이는 수의사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7시까지 진료마감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21일 동반성장위원회 회의 과정에서도 “8시에 마감하면 병원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도, 끝나고 귀가해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거나 다른 약속을 잡기도 애매하다”면서 “8시 마감으로는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7시 단축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오후 9, 10시가 대부분이던 동물병원 진료마감시간이 한 두 시간 당겨진 지도 몇 년 되지 않았기 때문에 7시로 표준진료마감시간을 정한들 원장들이 진료시간 감축에 응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일단 8시를 기준으로 권고안을 제시하고 이사회와 분회 등을 통해 회원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다시 한 번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지난 설문조사가 7일 동안 67%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추가 설문조사를 통해 표준진료시간 도입 시 기준에 맞춰 진료마감시간을 조정할 의사가 있는지, 진료시간 유지 후 할증만 적용할 것인지 여부 등을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