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 둔갑 처방대상 동물용 안약, 부작용 위험 커
수의사처방제 지정됐지만 약국 등 통해 처방 없이 유통가능..각막궤양 악화 등 오남용 위험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으로 분류된 안약제품이 수의사 처방 없이 오남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동물용 안연고 제제인 H사의 P제품은 황강홍(Mercuric Oxide Yellow)과 스테로이드(PDS) 성분으로 구성됐다. 이 제품이 일부 보호자 사이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눈병의 ‘상비약’과 같이 여겨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재상 수의안과학 박사는 “강아지 눈이 안 좋을 때마다 P제품 연고를 발라준다는 보호자를 종종 상담했던 경험이 있다”며 “스테로이드 성분은 각막궤양이나 세균 혹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안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 전 수의사에 의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안약은 잘못 사용하면 각막이 녹아 내리는 심각한 부작용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각막궤양이나 감염성 안질환이 있는 상황에서 오남용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동물병원이 아닌 곳에서 이러한 위험성을 고려한 진단과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안약을 사용할 경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해당 P제품은 일반적인 스테로이드 안약에 비해 스테로이드 성분 함량이 낮지만, 그럼에도 수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의에서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안약을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P제품도 2013년 도입된 수의사 처방제에 따른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으로 분류됐다. H사도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 처방제의 약사예외조항에 따라 동물약국에서는 수의사 처방 없이도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제도적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안재상 박사는 “강아지와 고양이에서 각막궤양이나 감염성 안질환시 스테로이드 안약은 금기시 된다”며 “안약을 사용하기에 앞서 동물병원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