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유 병원경영 발전전략⑧] 미국 수의계 최신 트렌드로 보는 병원운영의 열쇠
“보호자의 기대사항은 같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의 트렌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들어가며..
수의사가 되고자 했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 ‘수의사가 쉬운 직업이니까’라는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동물병원 원장은 매일 수 많은 어려움을 마주한다. 여기에는 소기업(Small Business)를 소유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힘든 작업들도 포함된다. 매일 이러한 일들에 치이다 보면, 수의업계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최신 트렌드를 놓치기 쉽상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에서 임상수의학의 가치(Value, 중요성?)와 동물병원 운영형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것이다.
결국 보호자들이 원하는 바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하다. 때문에 미국의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재현될 것이다.
전문가로서 동물의 보호자와 지역사회에 공헌할 것인가. 아니면 소비자에게 의료상품을 파는 장사꾼에 머무를 것인가. 결정은 우리 수의사들이 스스로 내려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전문성∙윤리∙도덕 수준이 수의사에게 요구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수의과대학도 그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 결과 많은 젊은 수의사들은 빚더미에 앉은 채로 대학을 떠나게 됐다.
DVM360(미국 수의사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봉직수의사(Associate veterinarians)들이 매달 부담하는 학자금대출상환금만 530달러 이상으로 나타났다.
대출금 상환의 압박은 수의사들이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버는 기계’가 되도록 만들 수 있다. 많은 컨설턴트들이 “어떻게 이윤을 내는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비법”, “병원 확장을 위한 마케팅&세일즈” 등의 슬로건으로 대출에 허덕이는 수의사들을 유혹한다.
이들과 같은 이른바 ‘마케팅 구루(Guru, 힌두교의 종교적 스승을 일컫는 말이지만 오늘날 ‘존경해야 할 사람’, ‘권위자’라는 뜻으로도 쓰인다∙편집자주)’들은 임상수의업계에 커다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은 수의사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기반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들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보호자들이 더 많은 돈을 내게 만들 수 있는지 가르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료 수가 조절’이라는 수단으로 다른 수의사들을 누르는 방법도 가르치곤 한다.
마케팅 구루들은 수의사의 PEM(Professionalism, Ethics, Morale)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마케팅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그들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동물병원에 지불하는 비용은 정체되어 있다. 왜 그런가?
미국펫산업협회(APPA)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550억달러(약 61조원)를 동물을 위해 소비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더욱 증가한 수치로 예상된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항목은 펫푸드와 용품, 비처방대상약물(OTC)이다. 2013년 수의진료서비스에는 143억달러(약 16조원)가 투입됐고, 2014년에는 약간 증가한 152억달러(약 17조원)를 소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의업계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용품시장에 비해 침체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케팅과 세일즈는 이에 대한 해답이 아닐 수 있다.
보호자가 진료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신뢰하는 것은 임상수의사와 동물병원 직원의 서비스에 의한 관계형성에 기반한다. 보호자 교육과 직원훈련은 보호자와 임상수의사 사이의 신뢰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주지만, 마케팅과 세일즈전략은 수명이 짧은 단기전략일 뿐이다.
즉, 임상수의사라는 직업은 마케터나 세일즈맨이 되면 안 된다. 보호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집단이 되어야 한다.
미국 내 수의사 직업성장률은 2016년 27.6%로 상승할 것
미국노동통계청은 수의분야를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직종 중 하나로 꼽는다. 고관절인공관절수술, 수혈, 항암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수록 수의업계는 성장한다.
이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HAB)가 강화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전문직보조직종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보호자 교육과 신기술 소개에 힘쓴 결과다.
미국 내 수의테크니션 직업성장률은 2016년 이후 41%를 넘길 전망
미국에서 수의진료업이 성장함에 따라 향후 2년간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수의테크니션이다.
미국노동통계청은 반려동물 보호자가 점점 부유해지고 반려동물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테크니션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업계의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의업계에는 의학과 치의학 서비스와 유사한 아이템이 점점 더 적용될 것이다. 미국에서 수의테크니션은 전문직보조직종으로서 질 높은 보조업무를 제공하기 위해 그들 자체적인 전문자격제도 구성을 시작하고 있다.
성장의 열쇠 : 고양이에 집중하라
미국수의사회(AVMA)의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 관련 서비스가 동물병원 성장잠재력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고양이가 개보다 13% 가량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원율은 오히려 30% 낮다. 고양이 보호자는 수의학적 관리에 덜 투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수의사회는 ‘고양이 보호자에게 수의학적 관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수의사는 고양이 환축의 평생가치가 생각보다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양이의 내원율 문제에 관해선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한국에서 고양이 보호자 그룹의 영향력이 큰 것에는 과거 고양이보호자들이 수의학적 서비스 요구에 수의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탓도 있다.
동물병원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경영전략이 있는가
병원경영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수의사들이 단기적으로 이익을 높이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진료수가를 내리거나 올리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존 고객을 끌어당길 수도, 소외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케팅과 세일즈는 수의사라는 직업이 성공하기 위한 열쇠가 아니다. 마케팅과 세일즈는 비수의적 활동에 기반한 단기전략 밖에 될 수 없다. 수의임상을 마치 백화점의 한 코너처럼 바라보는 것이다.
그 열쇠는 잘 교육된 보호자, 헌신적인 직원, 훌륭한 의료기자재, 병원에 자리 잡은 HAB 문화에 있다.
동물병원의 성공을 가늠하는 파라미터는 재내원율로 표현되는 보호자 친밀도(보호자 순응도라는 표현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의 수준이다.
동물병원 운영은 단순히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일이 아니다. 질병에 대처하고, 환축을 동정하며 보호자와 소통하고, 직원을 통해 보호자를 교육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동물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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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유 수의사에게 전달하여 칼럼 내용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