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썩을 때까지 연고만 발라` 자가진료 부작용 위험 더 큰 특수동물

미성년 보호자 많은 특수동물..가족이 함께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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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자가진료 부작용 증상을 보인 고슴도치 '보리(가명)'
심각한 자가진료 부작용 증상을 보인 고슴도치 ‘보리(가명)’

“살이 썩는 냄새가 나는데 보호자만 모르더라고요”

수도권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K원장은 지난 1일 심각한 피부증상을 보인 고슴도치 ‘보리(가명)’를 진료했다. ‘보리’는 자가진료 부작용으로 심한 피부염증을 보이고 있었다.

보호자 진술에 따르면, 약 40일전에 ‘보리’의 피부에 염증이 관찰되자 보호자는 동물병원이 아닌 고슴도치 판매업소를 먼저 방문했다.

그곳에서 판매한 동물용의약외품 연고제 ‘설포딘’을 발랐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연고만 바르다 보니 도포 부위의 가시가 빠지고 심하게 짓무르다 못해 살이 썩어 들어갔다. 피하에서도 심각한 세균감염이 확인됐다.

K원장은 “이미 병변부의 세균감염이 심각한 채 종양화되고 있었다”며 “봉와직염이나 종양으로 악화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원장은 병변부 주변에 남아 있는 연고성분과 가시를 제거하고 소독한 뒤 항생제, 진통제 등을 처치했다. 다행히 6일까지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K원장은 “고슴도치 같은 특수동물도 엄연한 반려동물이니 만큼 보호자들이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특수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 상당수가 어린 나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개, 고양이 사육을 집안에서 반대하면, 상대적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기를 수 있는 특수동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미성년의 경우 반려동물의 질병문제를 맞닥뜨리면 자가진료의 유혹에 더욱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수동물 동호회를 중심으로 잘못된 자가진료 상식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K원장은 “’보리’의 보호자도 미성년이었다”며 “미성년이 키우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 책임은 부모님도 함께 지는 것이니만큼, 가족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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