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실 속 영양학, 진단검사처럼 변모해야

`OO이 좋나요` 막연한 질문은 구체화하고, 생식·수제 펫푸드 영양성분은 정밀분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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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을 먹이면 강아지한테 좋다는데, 괜찮나요?” “ㅁㅁ을 먹여도 되나요?” 일선 동물병원이 자주 받는 보호자의 질문 중 상당수는 ‘먹을거리’와 연관되어 있다.

24일 열린 한국수의영양학회 콩그레스에서 ‘진료실 속 영양학’을 조명한 조우재 제일사료 수의영양연구소장(사진)은 “먹을거리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지만, 보호자를 붙잡고 20~30분씩 영양학 이론을 설명하기도 곤란하다”며 “보호자의 막연한 질문을 구체화해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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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좋냐 나쁘냐를 묻는 질문을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조 소장의 지적이다.

가령 ‘연어오일을 먹이면 좋나요?’라는 질문을 ‘실내생활을 주로 하면서 결석질환을 겪기도 했었던 8살 중성화 암컷 말티즈에게 연어오일을 하루 2번 0.1ml씩 주식과 함께 2달간 급여하면 어떨까요?’라는 식으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 30분간 진행된 이날 세션에서 언급된 소재만 해도 북엇국, 말린 고구마, 닭가슴살, 헛개수, 녹용 등으로 다채로웠다.

조우재 소장은 “사실 반려견의 먹거리에는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매개해주는 사회적 기능이 있다”면서도 “다만 검증되지 않은 먹거리를 일정량 이상 주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한 번 주기 시작하면 점점 다양하고 많은 먹거리를 주게 되어 ‘비만’이라는 종착역에 이르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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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이나 수제간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관련 영양학적 상담이 늘어나는데도 주목했다.

조우재 소장은 “반려동물 커뮤니티 등에서 자료를 접한 보호자들이 수의사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단순히 레시피만 보고서는 영양학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려견이 기침하고 있는 동영상만을 보고 원인을 단정할 수 없어 혈액검사나 엑스레이 등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식이나 수제간식에 대한 영양학적 판단에서 정밀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우재 소장은 “검사할 먹거리 샘플을 정밀분석기관에 의뢰해 주요 영양소의 함량을 알아볼 수 있다”며 “혈액검사 결과를 해석하듯이 영양소별 결핍·과잉 여부를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밀분석은 한국사료협회나 한국단미사료협회, 여러 대학 연구기관 등에 의뢰할 수 있다. 수분, 단백질, 지방 함량과 같은 기초 항목부터 각종 미네랄, 세균, 곰팡이, 중금속 등 다양한 항목을 필요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박희명 건국대 교수는 “소량 먹이는 간식의 경우에는 영양소들의 균형이 완벽하지 않아도 되지만, 안전성은 확실히 담보되어야 한다”면서 “필드 테스트 없이 포뮬라만 맞춰 나오는 사료제품들에게는 수의사들이 객관적인 성적을 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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