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동물 수의사 4인이 모여 거점진료센터를 만들었다
밀양대동물진료센터 개원..주말 순환당직, 방역사업 민관협력 등 진료환경 변화 모색
밀양대동물진료센터가 10월 7일(월) 문을 열었다. 밀양에서 활동하던 대동물 수의사 4인이 의기투합했다. 개인 동물병원에서 지역 거점진료센터로 한우진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한다.
밀양시 부북면에 위치한 센터에서 열린 이날 개소식에는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해 지역 의원과 생산자단체장, 이영락 부산시수의사회장 등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여느 직장인처럼 주말도 쉬고, 여행도 갈 수 있는 삶의 질 누려야”
규모화로 진료수준 높이고, 방역·위생업무 역할 확대도 기대
밀양대동물진료센터는 박진모, 박노영, 황광현, 강영민 원장이 공동원장이다. 아래위로 10살 차이의 원장들이 모였다.
박노영 원장은 “기존에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대동물 원장들이 의기투합했다”면서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료로 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밀양에서 사육되는 소는 한우가 대부분이다. 정기 번식진료가 자리잡은 젖소에 비해 한우는 응급진료 위주라 수의사들의 일이 고된 편이다.
박노영 원장은 “대동물 수의사를 기피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밤이든 낮이든, 추울 때든 더울 때든 진료해야 하는 근무여건”이라며 “협진체계를 구축하면 개별 수의사들이 돌아가면서 쉴 수 있으면서도 지역 농가에게 차질없이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동물 수의사도 여느 직장인처럼 주말에 쉬고, 휴가를 내 여행도 갈 수 있는 삶의 질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동물의 진료 패러다임도 변화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는 한우에서도 이미 아픈 후에 응급으로 왕진을 떠나는 예전 모습에서 방역업무와 예방진료가 더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노영 원장은 “밀양대동물진료센터는 지역 한우농가를 위한 공공적인 역할을 하겠다”면서 “공직수의사 충원이 미흡한만큼 공공부문 업무가 민간에 점차 이양될 것이다. 센터가 이를 적극적으로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동물병원에도 규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수의계에서도 이어져왔다.
앞서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총선에서 농장동물 거점동물병원 설립과 방역업무 민간 이양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거점동물병원에 여러 대동물 수의사가 모여 응급·휴일진료 수요에 교대로 대응해 삶의 질을 높이고, 첨단 진단검사기기 도입 등으로 진료 수준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브루셀라·결핵 검진, 구제역·럼피스킨 백신 접종 등 방역사업뿐만 아니라 공수의로서 축산물 검사관 업무까지 맡기는 공공적인 역할도 함께 그렸다.
밀양대동물진료센터가 대수의 거점동물병원 제안과 유사한 형태인 셈이다.
가축질병치료보험 시범사업에서도 지역 단위의 거점동물병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휴일·야간진료 수요뿐만 아니라 보험 관련 사무를 처리하는 것도 개인 동물병원장에게는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여러 수의사가 모인 큰 병원이 되면 행정업무를 통합해 위임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밀양대동물진료센터는 개인 동물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수의사들의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진단장비 활용을 늘려 관내 한우농장의 생산성 향상에 나선다. 주말 진료도 교대로 실시해 진료 공백을 최소화한다.
소 농가가 양질의 진료서비스를 받고 예방 위주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노영 원장은 “사료값은 오르고 소값은 내려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 농가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도 필요하다. 밀양대동물진료센터가 그 일선에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협진체계를 갖춘 만큼 후배 수의사 양성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노영 원장은 “베테랑 원장 4명이 모여 후배 대동물 수의사의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