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진 아이오와주립대 교수 `차단방역, 말보단 실천이 중요하다`
돼지소화기코로나바이러스(SECoV) 개념 소개..구제역 유사 세네카밸리바이러스도 주의해야
윤경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교수가 19일 한국양돈수의사회(회장 신창섭) 연례세미나에서 돼지유행성설사병(PED)과 H5N2형 고병원성 AI, 세네카밸리바이러스감염증 등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주요 가축전염병의 현황과 미국 내 대응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윤 교수는 돼지전염성위장염(TGE),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돼지델타코로나바이러스(PDCoV) 등 돼지에서 소화기증상과 폐사, 증체불량 등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SECoV(Swine Enteric Coronarviruses)로 통칭하는 개념을 소개했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PED는 지난 2013년 4월 미국에서 최초 발병한 후 미국 전역은 물론 중남미로까지 확산됐다. PDCoV도 국내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윤 교수는 “미국은 모돈 사육 지역과 비육돈 사육 지역이 달라 돼지 이동이 아주 활발하고 PED 경험이 없어, 단기간 내에 넓은 지역으로 확산됐다”며 “5~8백만두의 자돈폐사로 인한 직접 손실만 3천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가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SECoV 중 PED가 7~18일의 출하일령 연장효과를 보여 가장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했다.
PED 대응의 핵심으로는 널리 알려진 위생과 차단방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백신의 PED 방어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윤경진 교수는 “PED를 경험한 농장에는 사독백신이 효과가 있지만, 걸리지 않았던 농장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경험농장 모돈에 백신을 접종해도 초유로 전달되는 항체가 거의 없으며, 포유자돈 공격접종 시 비백신농장에 비해 시간을 더 걸리지만 결국 모두 폐사한다는 미국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PED가 상재화에 가까운 한국의 상황에서는 사독백신도 폐사율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조건부승인을 받은 2개의 사독백신만 유통되는 상황. 국내에서 활용하고 있는 PED 생독백신의 효능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사독보다 생독백신이 나을 것 같긴 하지만 한 번 접종만으로는 비감염돼지에서 100% 효능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농장위생과 차단방역에 대해서는 “차단방역이나 이동제한 등 기본 원칙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도 안 하는 것이 문제”라며 “농장의 실행여부(Compliance)와 그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단방역수칙 안내판이 안 걸려 있는 농장은 없지만, 하나하나 체크하면 구멍이 곳곳에 뚫려 있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윤 교수의 발표에 이어 다음날 덴마크의 사양관리현황을 소개한 베링거인겔하임 선임 글로벌 테크니컬매니져 폴 헤닝 박사도 “농장에 차단방역 실천을 말로만 권유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원을 실제로 훈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윤경진 교수는 미국에서 올해 7월부터 보고가 증가하고 있는 세네카밸리바이러스도 소개했다. 코 주변과 발굽 등에 수포 증상을 나타내는 세네카밸리바이러스는 구제역과 증상이 아주 유사해, 한국 유입 시 구제역 대응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