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문화와 동물실험윤리 다룬 한국실험동물학회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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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kalas
한국실험동물학회에서 국내 동물실험윤리의 한계점에 대한 강연과 논의가 진행됐다. 2월 18일(목)부터 20일(토)까지 강원도 용평리조트 그린피아콘도에서 개최된 2016한국실험동물학회 동계심포지엄에서 ‘생명존중문화를 위한 국내 동물실험윤리의 한계와 전망’을 주제로 특별강연이 개최됐고, 동물실험과 생명윤리 섹션을 별도로 운영한 것.

이를 두고 ‘3R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동물실험 요구, 동물보호법과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 등 실험동물 분야에서 적극적인 IACUC 운용과 동물실험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실험동물학회가 잘 반영했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흔히 실험동물 관련 학회는 동물실험의 결과나 테크닉을 공유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실험동물 분야 전문가들은 동물복지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강연을 맡은 박창길 교수(성공회대)는 유럽 등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여 국내 동물실험지침 및 기준의 한계점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국내 실험 시설들이 제대로 된 지침이나 제도를 갖추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정부가 마련한 표준지침 또한 미국의 NIH가이드라인과 비교하여 한계점이 있다. NIH가이드라인은 동물복지를 목표로 하며, 그 개념과 규범으로 일관되게 꿰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의 동물실험제도는 매우 폐쇄적인데 반해, 일본의 경우 연구시설의 지침, 동물실험현황, 외부감사 자료 등을 공개하고 있고, 미국도 거의 모든 대학과 연구시설이 가이드라인과 비교적 상세한 SOP를 공개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대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약처의 실험동물 사용 및 사육관리규정과 검역본부·실험동물수의사회의 동물실험계획서 심의 가이드라인 등에 대해서도 “노력도 많이 하고 많은 내용이 담겼지만 아직 한계도 많다”며 ▲지침보다 정보제공의 성격이 강함 ▲긴급성 부족 ▲현실적인 지도감독 이뤄지지 않음 등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전 세계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있다”며 “동물원에 대한 의미도 구경이 아닌 종보전의 역할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가 실험동물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물복지 강조하면 산업이 저해될 수 있어…동물복지와 산업발전 간의 밸런스 가장 중요

좌장을 맡은 서울대 수의대 박재학 교수는 “동물복지를 많이 신경 쓴다면 오히려 산업이 저해되고 실험동물 분야가 오히려 침체될 수도 있다. NIH에서 기르던 350여 마리 침팬지를 없애고, 침팬지 연구에 대해서는 연구비도 안주겠다고 했었는데, 최근 지카바이러스가 발생하니까 다시 원숭이를 사용해서 실험을 시작하는 일도 있었다. 결국 동물실험을 줄이고 싶지만, 인간을 위해서 어쩔 수 없게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 같다. 동물의 복지를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동물실험을 조절해가며 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육식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동물실험을 하면서 도저히 동물을 먹을 수가 없게 되어 육식을 포기했다는 한 참가자의 말에 박창길 교수는 “자기가 먹고 살기 위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골프장을 짓기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인간이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육식도 마찬가지”라며 “채식이 사회 표준이 될 수는 없고, 식용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가축을 건강하게 키우고, 일부 대기업 위주의 축산이 아닌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실험동물계가 동물복지에 대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한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 교수는 “실험동물수의사회, 실험동물학회 통해 많은 부분을 개선해가고 있고, 생각하는 것보다 연구자 입장에서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쓰면서 세계기준에 따라가고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동물보호법 및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실험동물계의 동물복지 수준은 많이 발전했고, 여전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IACUC 기준에 대해 매년 발전시키고 있고, 가이드라인 역시 연구 계획부터 실무적인 부분과 윤리적인 부분에 까지 거의 빠짐없이 적용된다. 윤리기준이 매우 강화되고 있고, 공개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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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과 생명윤리 섹션에서 ‘동물실험은 윤리적으로 옹호 가능한가’를 주제로 발표한 최훈 교수(강원대 삼척캠퍼스 교양과정)는 “쾌락과 고통의 공리주의적 계산이 가능하고, 인간의 쾌락이나 고통이 동물의 그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하더라도 고려할 사항은 많다”며 “고통 받는 개체의 수, 행위와 무위의 도덕적인 차이, 일어나는 쾌락이나 고통의 확실성까지 고려해야 고통과 쾌락의 저울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실험동물학회는 젊은 과학자들을 위한 ‘젊은 과학자 세션’을 별도로 마련하고, 동물실험과 생명윤리에 대한 별도 섹션을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김철규 이사장(사진)은 “프로그램 내용에 변화를 추구했으며, 앞으로도 조금씩 바꿔 갈 예정이다. 실험동물학회의 역사를 보면, 미국이 50년 됐고 우리가 31년 됐다. 이제 어른이 된 것”이라며 “지금까지 자라면서 여러 성장통을 겪은 만큼 이제 우리 몸에 맡게 맞춰갈 것이다. 국가에서 최근 10년간 바이오 분야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우리 학회와 여러분이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자부심을 갖자”고 말했다.

생명존중문화와 동물실험윤리 다룬 한국실험동물학회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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