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UCN 멸종위기 동물 690종 중 세포 동결보존은 단 9.4%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 카자(KAZA), 하반기 세미나 개최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KAZA, 이하 카자)가 11월 29(목)~30일(금)까지 이틀간 2018년도 하반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동물원·수족관 보전 역할’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 형태로 열렸다.
일본·홍콩에서 연자 4명 초청…해외 동물원·수족관 보전 연구 배워
29일(목) 첫날에는 해외 연자 초청 강의가 진행됐다.
▲아시아 멸종위기 종보전을 위한 유전자 자원 은행 네트워크 설정(Manabu Onuma, 일본 국립환경연구원) ▲홍콩오션파크 보전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Josephine Wong, 홍콩오션파크보전재단) ▲도쿄 대도시 동물원의 보전(Yasumasa Tomita, 일본 다마동물원)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 랫서팬더 종 관리(Yuji Kanazawa, JAZA 랫서팬더 코디네이터) 등 4개의 강의가 이어졌다.
이중 첫번째 발표를 진행한 마나부 오누마 박사(사진)에 따르면, 보전 역할은 크게 서식지내 보전과 서직지외 보전으로 나뉜다. 이 중 ‘유전자 자원 은행’은 서식지외 보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일본 국립환경연구원(NIES)은 18개 기관과 협조를 통해 일본 전국에서 ‘멸종위기종 사망 개체’를 모아 동결보존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키나와 뜸부기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사체를 수거해 세포를 배양하고, 고환이나 난소 등 장기를 적출해 정액 등을 동결보존 하는 것이다.
2002년부터 시료의 동결보존을 시작한 일본 국립환경연구원에는 2018년 3월 기준으로 100종 이상의 샘플이 보존되어 있다.
보존된 시료의 44%는 조류, 34%는 어류, 21%는 포유류다. 일본 야생에서 멸종된 따오기의 암컷, 수컷 생식세포도 보관 중이다.
일본에 있는 날지 못하는 새로 유명한 ‘뜸부기(Okinawa rail)’는 이러한 종보전 노력으로, 2006년 800마리로 줄어들었던 개체 수가 현재 2000마리 가까이 증가했다. 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한 종보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적절한 야생 방사가 곁들여진 결과다.
일본은 뜸부기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뜸부기의 유전자 분석까지 완료한 상태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원은 자국의 종보전에만 그치지 않고 아시아 지역의 생물다양성 허브가 되기 위해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네팔 국립공원의 ‘인도코뿔소’, 인도네시아 LIPS의 ‘수마트라호랑이’, 싱가포르 동물원의 ‘오랑우탄’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위한 컨소시엄 형태의 유전자원 은행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IUCN Red list 690종 중 세포 동결보존 비율은 단 9.4%”
마나부 오누마 박사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종 Red list에 등재된 690종의 동물 중 단 65종의 세포만 동결보존되어 있다. 이는 단 9.4%에 불과한 수치”라며 아쉬워했다.
생식세포가 동결보전되어 있어야 해당 종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데, 90% 이상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것이다.
마나부 오누마 박사와 샌디에이고 보전연구원 올리버 라이더(Olivet A. Ryder) 박사의 공동 연구로 밝혀진 내용이며, 690종은 IUCN Red list 중 포유류, 조류, 파충류만 따진 수치다.
마나부 오누마 박사는 “한국에서도 이 보전 프로젝트에 동참해 65라는 숫자를 더 높이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멸종위기종의 연구는 시료가 부족해서 잘 시작되지 않는다. 동결보존 유전자원이 많으면 번식은 물론, 유전학적·세포학적 연구도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