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동물 ‘저어새’, 국내 최초 인공육추 자연번식 성공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 수몰지역 구조 알 부화개체에서 자연번식
서울대공원(원장 이수연)이 인공육추 개체로부터 저어새 2마리를 자연번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몰위기에 처한 알을 구조해 인공부화하는 보전사업을 통해 태어난 저어새 부모개체에서의 자연번식은 국내 최초다.
천연기념물 205-1호인 저어새는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멸종위기(EN)종이며,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동물이다.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으나 1990년 초반 전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300마리까지 감소해 저어새 보호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이후 저어새 보전을 위한 여러 노력을 통해 2021년 현재 5,000여 마리까지 개체수가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어새 보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 세계 저어새의 90% 이상이 한반도 서해안에서 번식하기 때문이다.
야생 저어새 일부는 서해안 갯벌지역 섬의 높은 곳에서 번식하는데, 무리에서 밀린 약한 부모개체들이 낮은 곳에 알을 낳는다. 이런 알들은 만조에 따른 수심 상승으로 수몰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수몰위험지역에서 알을 구조해 번식장에서 부화, 육추, 번식을 통해 개체수를 확보한 뒤, 무리를 이룬 개체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저어새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2마리의 새끼를 낳은 저어새 부모는 4년 전 수몰위험지역에서 구조된 알에서 인공적으로 부화되어 자란 개체다. 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짝짓기에 성공한 뒤 새끼 2마리를 출산한 것이다.
인공육추 부모의 동물원 내 자연번식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태어난 2마리의 새끼는 현재 부모개체에게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서로 앞다투는 모습을 보이고, 이소준비를 위해 지속적으로 날갯짓을 하며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공원은 “수몰지역 알들이 동물원에서 인공부화되어 인공육추에 성공하고, 건강하게 성체가 되어 자연번식에 성공했다는 것은 저어새 복원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는 동물원 내에서 건강한 삶을 살게 하고 동물원 밖의 생태계도 함께 지키며 자연을 복원한다는 서울대공원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수연 서울대공원장은 “서울대공원 토종동물번식장은 2022년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 방사를 위한 야생적응 훈련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라며 “국제적인 저어새 네트워크를 통해 체계적으로 야생에서 안정적인 개체군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