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밖 천연기념물 동물 구조·치료 나선 청주동물원
국내 동물원 첫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 지정..신기한 동물 전시 일변도 벗어나 야생동물 보호·연구로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청주동물원이 2일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를 열었다. 동물원에 머무는 동물이 아닌, 야생에서 다친 천연기념물 동물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동물원 동물병원이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는 조난당한 천연기념물 동물의 구조·치료를 위해 문화재청이 지원하는 지정 동물병원이다.
치료경비 지급을 대행하고 있는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천연기념물 동물 치료 활동을 벌이는 곳은 20여개소 정도다.
구조되는 야생동물 중에 천연기념물 동물이 섞여 있는 형태이다 보니, 환경부가 지정하는 전국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대부분 치료가 진행된다.
이러한 와중에 청주동물원이 외부 천연기념물 동물의 구조·치료에 나서 눈길을 끈다.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로 지정된 동물원 동물병원은 청주동물원이 처음이다.
청주동물원은 지역 야생동물의 구조·치료와 재활, 연구 등에서 새로운 동물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와 구경시키는 기존 형태에서 벗어난 ‘4R 원칙’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동물원은 야생에서 구조(Rescue)된 동물은 치료해 돌려보내고 영구장애를 입어 돌아갈 수 없는 동물은 동물원에 머물며 시민들의 교육에 활용한다.
이렇게 동물들을 데리고 있는 동안에는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야생동물의학 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책임(Responsibility)을 다한다.
보유한 토종 야생동물이 새끼를 낳으면 훈련을 통해 방사하고(Release), 동절기 난방이 필요한 열대지역 동물은 자연감소하도록 유도하는 대신 우리 기후에 맞는 토종동물을 보호하면서 에너지 사용을 감소(Reduction)시키는 방향이다.
동물원 내에 머무는 천연기념물 동물이 아닌, 동물원 밖에서 살아가다 다친 동물을 구조하는 치료소를 따로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주동물원은 동물원 외곽에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를 위한 별도 시설을 마련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구조 동물과 동물원 내부를 분리하기 위해서다.
동물원 동물병원 내 장비를 활용하고, 동물원 소속 수의사 2명이 천연기념물 동물 치료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쳐서 구조되는 천연기념물 동물의 상당수가 조류임을 감안해 기존 조류사에 방사훈련시설을 갖추는 구상도 내비쳤다.
청주동물원 관계자는 “다친 야생동물을 본 시민분들이 의외로 동물원에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많다”며 “청주에 있는 충북야생동물구조센터는 여름이면 매우 바쁘다. 청주동물원도 천연기념물 동물의 구조·치료에 함께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장애를 입은 동물들이 동물원에 머무는 등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가 청주동물원의 4R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