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lip Island Nature Park 후기- 건국대 수의대 본과 2년 정재환
올해 여름 호주 빅토리아 주에 있는 Phillip Island Nature Park에 5박 6일간의 volunteer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호주 방문 당시 IVSA 6기 건국대 FO를 맡고 있었다. FO를 맡으면서 많은 수의과 학생들이 외국의 기관에서 실습을 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봐왔다. IVSA에서의 역할 중 하나가 그들의 컨택을 돕는 것이었고, 이 일을 하면서 나 역시 해외의 기관에서 실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에 몇몇 실습 장소를 조사하였다. 우선 국가는 호주로 잡았다. 그 후 호주에 몇몇 기관에 개인적인 메일을 보내어 컨택을 시도하였고, 브리즈번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과 Phillip Island Nature Park 등 두 군데 기관과 컨택에 성공하였다. 그 뒤 고민 끝에 Phillip Island Nature Park에 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시드니로 출국하였다. 호주 일정은 크게 5주 동안은 시드니에서, 1주일은 Phillip Island Nature Park에서로 잡았다. 시드니에서는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였고 그 후 Phillip Island Nature Park로 이동하였다.
필립 섬은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필립 아일랜드 nature park은 필립 섬의 야생 동물과 야생 환경을 보호하는 비영리조직이다. 멜버른에서 약 140km 남동쪽에 위치하며 펭귄들의 서식지로 유명한데, 코알라, 희귀조류, 바다표범, 페어리 펭권(Fairy Penguin) 등을 볼 수 있다. 필립 아일랜드는 크게 4구역으로 나눌 수 있으며 penguin parade, koala conservation centre, churchill island heritage farm, nobbies centre 가 이에 해당된다.
Phillip Island Nature Park에서 제공하는 volunteer accommodation에서 지냈다. accommodation에는 나 이외에도 몇몇 researcher들이 지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주로 박사과정 혹은 포닥 과정에 있으면서 이곳에서 관찰 및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내가 주로 일한 곳은 야생동물 복원센터(자체 내 명칭은 hospital)였다. 이곳에는 사육사 분들과 함께 일을 하였다. hospital은 아프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찾아서 치료해주고 야생으로 돌려보낼 준비를 하는 곳이다. 내가 갔을 때에는 펠리컨과 펭귄이 1마리씩 있었고 주머니쥐 3마리가 있었다.
모두 신고를 받고 구조된 동물들로 hospital에서 치유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hospital에는 담당자 1분과 volunteer인 나 이렇게 2명이서만 일을 하였다. hospital에서 한 일은 매일 아침 청소를 하고 하루에 2번씩 정해진 시간(아침 7시와 오후 4시)에 구조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 이었다. 펠리컨과 펭귄의 경우 생선을 먹이로 주었다. 생선 내부나 입에 항생제나 vitamin A를 넣어 동물들의 회복을 돕기도 하였다. 동물들을 만지는 건 금지되어 있다. 여기에 있는 동물들은 모두 야생동물이 구조된 상태이며 건강을 회복하는 단계에 있다. 건강이 회복 될 경우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하므로 최대한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후에 내 담당자인 Jody와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hospital에서는 일반 volunteer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나의 경우 수의과대학 학생이면서 미리 컨택을 한 경우라서 특별히 hospital에서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한다. 실제로 멜버른 수의과대학 학생들의 경우 학교 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곳에 와서 1주일씩 실습을 하고 가는데 hospital에는 실습생을 1명만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이며 여름방학의 경우 이미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라고 하였다.
이외의 시간에는 다양한 업무를 하였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있는 필립아일랜드의 토종 숲지대에 가서 펭귄이 먹을 나뭇잎을 구해오는 일도 하였다. 호주는 땅이 넓어서인지 이렇게 동물들에게 줄 먹이를 위해 유칼립투스 나무를 따로 재배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동물들에게 해가 되거나 이미 죽은 나무를 태워서 제거하기, 새로운 모종 심기, 기름유출로 인한 사고를 대비하여 펭귄들이 머무를 장소를 미리 정리하여 놓기 등의 일을 하였다.
매년 짧은꼬리슴새들이 번식을 위해 알래스카 근처에 있는 알류샨 열도로부터 필립아일랜드로 날아온다고 한다. 이를 포함 조류의 생태 관찰을 위해 일년에 4번 정도 researcher가 조사하는데 운 좋게 내가 있을 당시에 조류 생태 관찰을 하게 되었고 Jody가 이에 동참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조류생태 관찰은 researcher, ranger, 나 이렇게 셋이 나가게 되었다. 망원경이 하나씩 지급되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어느 숲속에서 내리게 되었고 이후 해변가를 따라 45분가량 걸었다. 그제서야 해변 끝 쪽에 수많은 새들이 무리지어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처음 겪는 경험이었고 researcher가 내게 본인의 망원경을 통해 조류의 모습을 살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researcher는 조류의 행태를 관찰하고 개체수를 확인하여 기록하였으며 flag가 있는 새들을 주로 살펴보았다.
한번은 구조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여 해안가로 구조를 가게 되었는데 해안가에 물개 한 마리가 누워 있었다. Jody의 말로는 야위긴 했지만 상처가 있거나 몸 상태가 극히 나빠 보이진 않는다고 하면서 잠시 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이후 nature park 내 물개를 연구하는 researcher에게 이 일을 얘기하고 그에게 이후의 일을 부탁하였다.
코알라 보호구역을 방문하였는데 일반 관광객들이 갈 수 있는 route 뿐 아니라 ranger들 만이 이동할 수 있는 route로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코알라 뿐 아니라 왈라비도 종종 관찰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펭귄 퍼레이드도 구경 하였다. 필립 아일랜드는 페어리 펭귄들이 모여 사는 거대한 서식지이기 때문에 펭귄들이 매일 해질녘이면 이곳 해변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페어리 펭귄의 정식 명칭은 쇠푸른펭귄(Little Blue Penguin)이다. 대개 우리가 책이나 수족관, 동물원에서 본 키가 80cm가 넘고 연미복을 입은 듯한 Emperor Penguin이나 King Penguin과는 달리 현재 존재하는 펭귄 중 몸집이 가장 작은 펭귄으로 평균 키 30~33cm의 작은 몸집 때문에 요정(Fairy)이나 꼬마(Little) 펭귄으로 불리고 있다.
필립아일랜드 nature park에서의 경험은 정말 뜻 깊은 경험이었다. 우선 일반 동물원과 달랐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사실 시드니에서 동물원을 방문하였을 때에도 자유분방한 동물원의 분위기에 놀랐다. 왈라비가 동물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모습은 아직까지 인상에 깊다. 하지만 이곳 필립아일랜드는 섬 전체가 하나의 자연공원이며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더 큰 매력을 느꼈다. 이곳의 동물들은 사람이 익숙치 않은 야생 상태의 동물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조금만 다가가려 해도 경계하며 멀리 달아나곤 하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동물을 사랑하며 이 생태계를 보존하고자 하는 의식이 강해 보였다. 그들과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통하고 이곳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케어하고 자연생태계를 살펴본 이번 경험은 이후의 수의과대학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될 듯하다.
Phillip Island Nature Park 인터넷 주소 : http://www.penguins.org.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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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멜버른 시티에서 phillip island nature park로의 이동은 굉장히 어렵다. phillip island nature park까지는 본인 스스로 도착해야만 한다. 자차가 없는 경우 이동할 수 있는 가장 편한 경우는 vline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vline 버스를 이용할 경우 멜버른 시티에서 phillip island의 cowes 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cowes에서 phillip island nature park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택시를 제외하곤 없다. 걸어서 갈 경우 2~3시간 정도이며 phillip island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따라서 phillip island nature park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택시를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콜택시는 한국의 서비스를 생각하면 안되며 몇 번을 도촉해야만 택시를 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지 않아서 후기에 사용한 사진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