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또는 아쿠아리움의 순기능을 되새겨 보자. 종 보전, 연구, 교육, 오락을 순기능으로 들 수 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 자극적인 제목이나 접근으로 전문적이지 못한 출처 또는 감정을 앞세운 호소에 의해 동물원 또는 아쿠아리움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기관이 있기에 멸종을 피할 수 있었던 동물이 있다(후의 칼럼에서 한번 다루겠다). 또한 감소하는 개체 수에 대처하기 위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멸종을 앞두고 있는 개체를 향후 복원할 희망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를 펼치기도 한다.
앞선 칼럼들에서 종 보전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 이는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실제로 동물원에서 종 보전과 관련해 어떠한 일을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오늘의 잡지식-1) Northern white rhino와 Frozen zoo에 대해 읽어보기를 꼭 권한다.
요즘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먹는다는 친구들이 있는가. 나의 부모님 세대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난 구워먹지 않았어요..맹세해요..). 그만큼 흔하게 발견 되는 동물이 개구리였던 것 같다.
개구리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휴스턴 동물원에서 하고 있는 ‘휴스턴 두꺼비 종 보전 사업’에 대해서 보려 하기 때문이다.
휴스턴 두꺼비(Houston toad)는 미국 텍사스주 동부-중부 지역의 깊은 모래 흙 안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이다. 이 곳을 제외하면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1960년대 즈음 그 이름이 유래한 도시인 휴스턴에서 사라졌다. 1970년대에 절멸 위기종 보호법에 등록된 첫 두꺼비이기도 하다.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이유는 도심화, 서식지의 분열화, 환경오염 그리고 가뭄이다. 현재는 야생에 250~300마리의 성체 휴스턴 두꺼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늘의 잡지식-2) 이 외에 외래종의 유입, 기후 변화, 항아리곰팡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개구리들이 위헙받고 있다.
한 동물이 이 정도로 위협받게 되면, 생물학자들은 안전집단/보험집단(Assurance colony)을 만들곤 한다. 동물을 야생이 아닌 곳에 계류시키면서 충분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만일 위험한 수준으로 개체 수가 적어지게 되면 야생으로 개체를 더 돌려보내거나, 더 나아가 야생에서 사라진 동물을 다시 야생에 재정립시킬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다.
휴스턴 동물원은 미국 어류 및 야생동식물 보호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 텍사스주립대학, 그리고 텍사스 공원 및 야생생물 보호소(Texas Parks and Wildlife)와 협력해 정말 멋진 종 보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개체 수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로 2014년에는 162,418개의 휴스턴 두꺼비 알을 동물원에서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아래 사진의 ‘휴스턴 동물원 양서류 종 보전 검역 시설’은 2008년에 만들어졌다. 1,200 평방피트의 규모로 세 개의 biosecure 방과 중간의 작업공간이 있다. 입구부터 검역을 굉장히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 곳 두꺼비들은 생물학자들의 철저한 관리 하에 길러진다. 수의사는 이들의 건강검진 또는 호르몬 보조를 통한 번식 프로토콜을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동물원이 행해야 하는 순기능 중인 ‘연구’ 또한 이뤄진다. 현재 이곳 두꺼비들을 대상으로 클라미디아의 수직전파 여부와 효율적인 진단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지금의 프로토콜과 다른 방식을 사용했다고도 한다. 처음에는 야생의 알을 수집해 키운 후 다시 풀어주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비용을 낮추고 회전율을 빠르게 하기 위해 어린 개체보다 알 생산에 더욱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위 사진은 두꺼비에게 호르몬제를 복강내 주사하고 있는 모습니다. 오염되지 않도록 각 탱크별로 매번 장갑을 바꿔 낀다. 두꺼비는 온 몸이 점막과 같아 탈크(장갑 안의 가루)가 있는 장갑과 알러지의 가능성이 있는 라텍스 장갑은 사용하지 않는다.
필자가 일하는 곳에서는 개구리가 폐충 케이스가 있었다. 초파리에 파우더를 입혀 먹이는 경구투약법은 개구리가 얼마만큼 먹을지 모르는 단점이 있었다. 9-16g 크기의 작은 애들이어서 투약경로를 고민하다가 그냥 등에 약물을 필요한 만큼 떨어뜨리는 것을 택했다. 온몸이 점막인 점이 편할 때도 있다.
위 사진은 수컷 두꺼비와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의 모습이다. 휴스턴 두꺼비의 특징은 수컷의 턱 밑이 검은색이라는 점과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오늘의 잡지식-3) 개구리의 습성 중에는 Release call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수컷이 짝짓기를 위해 포접을 했을 경우 밑에 당하는(?) 개구리가 “이거 놔!”라고 소리 내는 것이다. 이는 수컷끼리 붙었을 때 또는 이미 짝짓기를 끝낸 암컷일 경우 또는 다른 종의 개구리일 경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어서 가”라는 의미다.
마지막은 휴스턴 두꺼비를 위한 기부 파티 사진이다. 음식도 맥주도 좋은 일에 쓰이니 맛있을 수밖에 없다. 휴스턴 두꺼비의 귀여운 얼굴을 보면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는가! 필자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휴스턴 두꺼비 종 보전 프로그램’은 기회가 되고 충분한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면 국내 멸종위기 개구리에게도 적용하고 싶은 종 보전 사업이었다. 비단 수의사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협력하여 이런 멋진 결과를 이루어내는 점이 가장 좋았다.
그럼 다음 칼럼으로 다시 찾아뵙겠다.
오늘의 잡지식-4) 지난 번 칼럼의 질문의 답은 clasper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