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국내 연구기관, 쓰레기로 고통받는 멸종위기 바다거북 구하자
폐사 바다거북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들..공동연구·보전 프로젝트 시동
세계자연기금(WWF)과 국내 연구기관이 멸종위기 바다거북에 대한 공동연구 및 보전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베일에 쌓인 국내 바다거북에 대한 데이터 수집은 물론 부검을 통한 폐사 원인과 종보전 위해요소 분석에 나선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주관하는 이번 공동연구에는 국립생태원과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충북대 기생충학 교실, 여수 아쿠아플라넷, WWF가 함께 참여한다.
바다거북을 대상으로 한 국내 최초의 공동연구에 참여한 수의사와 연구자들은 지난 17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동물병원에 모여 붉은바다거북 2마리와 푸른바다거북 2마리를 부검했다.
붉은바다거북과 푸른바다거북 모두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동물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동욱 본부장은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한다고 알려진 바다거북이 국내에서도 매년 20~30마리가 발견되고 있어,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 바다 환경도 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공동연구는 바다거북을 보전하기 위한 기초 생태 환경을 파악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실시된 부검에서 붉은바다거북과 푸른바다거북 모두 외관상 특이점은 없었지만, 장기 내부에서는 다량의 해양쓰레기가 발견됐다.
이들 이물을 섭식한 것이 거북의 주요 폐사 원인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인 사인과 부검 결과는 추가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발표할 예정이다.
부검에 참여한 WWF코리아 해양프로그램 선임 오피서 이영란 수의사는 “바다거북은 건강한 해양의 지표로서 인간과 같은 최상위 포식자”라며 “건강하지 못한 바다로 인해 겪는 바다거북의 문제는 인간에게도 올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가 지정하는) 국내 보호대상 해양생물을 중심으로 생태학적 특징과 위해 요소를 파악하고 보호방안을 세우는 것이 WWF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WWF코리아는 국내 바다에 출현하는 바다거북의 기초생태와 위해요소를 파악하고 추후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바다거북 서식지와 환경을 안전하게 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번 부검연구를 시작으로 서식지 및 산란지 조사, 생태 지도 작성, 위해요소 파악 등으로 프로젝트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