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 대한 동물 살처분 매몰지에 대한 기록 ‘묻다’가 최근 출간됐다. 살처분 매몰지 100여 곳을 돌며 찍은 사진으로 사진전 ‘묻다’를 열었던 문선희 작가의 사진과 글이 담겨있다.
문선희 작가는 지난해 7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축 살처분으로 인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국회토론회 <생명을, 묻다 – 가축 살처분 실태와 쟁점 진단>에서 물컹한 땅, 악취, 매몰지 근처에서 잘 자라지 못하고 있는 농작물 등을 목격한 경험을 소개한 바 있다.
책은 문선희 작가의 사진전에 소개됐던 가축 살처분 매몰지의 사진으로 시작된다. 모든 사진의 제목은 ‘숫자’다. 해당 숫자들은 그 사진을 찍은 매몰지에 묻힌 동물의 숫자다.
2010~2011년 역대 최악의 구제역 사태를 겪을 당시, 작가는 산 채로 땅에 파묻히는 동물에 관한 뉴스를 보게 된다. 돼지들이 구덩이 속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장면이었다.
3년 뒤 전국의 가축 살처분 매몰지 4,799개가 사용 가능한 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작가는 ‘정말 사용 가능한 땅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살처분 매몰지를 찾는다. 당시, 갑자기 물컹하고 땅이 꿀렁거리는 느낌이 생생하다고 작가는 전한다.
책은 살처분 매몰지를 직접 돌면서 작가가 경험한 내용과 생각들이 담겨있다. 하지만, 단순한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가축전염병과 살처분 방식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사실이 많이 제시되어 있다.
실제 작가는 <2011 구제역 백서, 경기도>, <2010~2011, 2014~2016 구제역 백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가축매몰지 사후관리 지침, 농림축산식품부>, <가축매몰지 관련 자료집, 국립환경과학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역학조사분석 보고서, 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글·사진 : 문선희, 출판사 : 책공장더불어, 가격 : 13,000원, 페이지 : 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