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구제역 2건, 서로 다른 바이러스? NSP 모니터링 강화해야
같은 바이러스라기엔 유전자 차이 크다..최초 유입 후 상당 시간 흘렀을 가능성
지난 1월 안성에서 발생한 구제역 2건이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현일 옵티팜 CTO(사진)는 26일 충남대에서 열린 2019 수의양돈포럼에서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 발표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지적했다.
바이러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유입경로 분석과 국내 NSP항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 첫 구제역이 확인된 것은 지난 1월 28일 안성 금광면에 위치한 젖소농가에서다. 하루 뒤인 29일에는 안성 양성면의 한우농가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됐다.
두 농가 모두 O형 구제역으로 거의 같은 시기에 검출된만큼 동일한 바이러스일 것으로 추정됐지만, 유전자분석 결과는 달랐다.
세계동물보건기구 구제역 표준연구소(OIE WRLFMD)인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금광면 젖소농가 발생주와 양성면 한우농가 발생주는 VP1 유전자가 99.5% 일치했다.
VP1 유전자가 639쌍(bp)의 염기서열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3쌍에서 차이를 보인 셈이다.
김현일 대표는 “2014년 발생한 진천주 구제역바이러스가 VP1 유전자에서 3bp의 유전자 변이를 보이는데 40~90일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통상 구제역바이러스 VP1 유전자가 연간 1%가량 변이한다고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하루이틀 차이로 0.5%나 변이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광면 젖소농가에서 양성면 한우농가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기보단, 서로 다른 경로로 별개의 구제역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99.5%나 일치하는 만큼, 애초에는 하나의 바이러스였지만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날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 농장으로 감염됐을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구제역 발생 당시 금광면 젖소농가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소 사육농가 7곳 중 5곳에서 NSP항체가 검출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현일 대표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입경로를 찾고 최초 유입원인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야외 구제역바이러스의 흔적을 추적할 NSP 항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방의 안용준 수의사는 “혈청 모니터링에서 NSP 항체 검사의 비중을 늘려 바이러스 순환지역을 찾아내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영 농어업정책포럼 동물방역복지분과위원장은 “지역별 농장 책임수의사제도를 통해 과거 구제역 발생지역이나 NSP 양성지역 등 일부 위험지역을 집중관리하는 방식으로 방역정책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